[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의 강자 빗썸을 둘러싼 인수합병 복마전이 허무하게 끝나는 분위기다. BK컨소시엄의 빗썸 인수 가능성이 사실상 사그라드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BK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빗썸의 최대 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지분 50%+1주를 약 40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빗썸은 "컨소시엄측은 빗썸의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했고, 약 40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BK글로벌 컨소시엄에 확인했다"면서 "BK글로벌 컨소시엄은 싱가포르 소재의 BK그룹을 주축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 그룹으로 빗썸과 비즈니스 연계를 통해 결제 플랫폼 구축과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 등 여러 방면에서 빗썸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자금력에서 불거졌다. BK컨소시엄은 빗썸 인수를 위해 계약금으로 1억달러를 냈으나 이후 잔금을 치르지 못해 업계의 의혹은 커지기 시작했다. BK컨소시엄은 자체 토큰을 발행해 대금을 지불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 마저도 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는 공시를 통해 "홀딩스로부터 잔금납부 이행일인 30일에 자금사정 상 잔금을 납부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빗썸 매각이 물 건너 갔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BK컨소시엄이 이미 지불한 계약금을 둘러싼 법적인 소송이 벌어지는 한편, 빗썸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은 물론 대다수의 알트코인이 최근 폭락하는 등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빗썸의 탈출전략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빗썸은 '국내를 대표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