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풀무원의 ‘한국산 김치’가 미국 전역을 홀리고 있다. 미국 메인 시장에 진출한지 1년 만에 현지 김치 브랜드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풀무원은 미국시장 내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잇는 2위(11.6%)의 미국 현지 브랜드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풀무원의 공격적인 해외시장 가동 속도는 국내 김치시장은 물론, 선방하고 있는 얇은 피 만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풀무원은 한국산 김치로 지난 8월 말 기준 미국 점유율 1위 달성했다고 30알 밝혔다. 출처=풀무원

풀무원은 지난해 9월 한국산 김치로 처음 미국 메인 시장에 진출했다. 그 당시 시장점유율은 0.7%였으나, 불과 1년 만에 점유율을 40.4%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업 닐슨의 데이터 조사결과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교포마켓이 아닌 대형 유통매장에서 현지 생간 김치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풀무원의 행보는 업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해외에서 국산김치 상표 도용을 막기 위해 ‘김치산업진흥법’등 법령을 개정해 ‘김치 국가명 지리적 표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이 김치로 최단 시간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매장 입점에 성공한 결과로 분석된다. 풀무원은 지난 6월 국내 김치제조사 중 최초로 글로벌 최대 유통사 미국 ‘월마트’와 미국 동부 유통강자 ‘퍼블릭스(Publix)’ 전 매장에 입점했다. 월마트 3900개 매장과 퍼블릭스 1100개 매장 등 미국 내 총 5000개 매장에 김치를 공급함으로써 미국 현지시장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풀무원은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대도시에서 카운티, 타운 등 지역 마을 단위까지 모두 1만여 개 매장에서 한국산 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 전북 익산의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 출처=풀무원

이처럼 미국 1위 유통사인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현지시장은 집인 장벽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풀무원 김치가 월마트에 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분석된다.

첫째, 풀무원은 미국 전역을 유통할 수 있는 물류망을 갖췄다. 풀무원은 1991년부터 교민 시장을 대상으로 두부를 제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미국 두부 1위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했다. 나소야로 미국 전 지역을 커버하는 유통망과 물류망을 구축한 셈이다. 미국에 수출하는 풀무원 김치는 ‘나소야’ 브랜드를 달고 판매된다. 나소야는 풀무원USA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표 두부 브랜드이다. 품목은 ‘썰은김치 매운맛’, ‘썰은김치 순한맛’, ‘깍두기 순한맛’, ‘백김치’로 총 4종이다.

둘째, 한국에서 직접 만들어서 수출되는 김치라는 점도 한몫했다. 풀무원은 미국 현지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대신 국내 익산에 위치한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이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온도와 숙성도 관리가 어려워 수출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이 편리하다. 균류가 포함된 김치는 국가별로 수입 규정이 매우 까다롭고, 각국마다 식문화가 다른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굳이 기업들이 현지로 나가 공장을 짓는 이유는 여기 있다. 대상도 올해 미국 현지에 김치 공장 설립을 확정지은 바 있다.

▲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풀무원 김치 4종. 출처=풀무원

그러나 풀무원은 김치는 대표 한식이자 발효식품이므로 국내 생산에 의미를 뒀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의 품종이 각 나라마다 달라 김치 본연의 맛을 해외 품종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특히 국내에서 재배하는 대부분의 배추는 국내 환경에 맞게 개량한 품종으로 해외에서 수급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발효식품인 김치는 와인이나 치즈처럼 숙성과정에서 토양과 공기 중의 토착 미생물의 영향을 받아 국산 김치만의 아삭한 식감과 감칠맛을 따라잡긴 힘들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셋째, 풀무원은 외국인이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김치의 후각적인 면을 해결했다. 유통과정에서 과발효되는 과정을 막고 과감하게 젓갈을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맛의 변형에 있을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젓갈을 뺀 덕분에 월마트 관계자들은 풀무원 김치가 ‘비건푸드’라는 점에 주목했다. 계속해서 비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풀무원 김치는 더욱 건강한 김치라는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준화 풀무원식품 CM(Category Manager)은 “풀무원은 한국산 배추를 주원재료로 한국에서 만든 김치를 미국에 수출하여 한인마켓이 아닌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면서 “오래된 현지 생산 김치 브랜드를 제치고 단기간 내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의 국내 사업은 인건비로 증가로 인해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미국 지역 한국 김치를 통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국내에서도 외형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