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선택’이 무슨 뜻인가?”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취준생들에게 강의시간에 던진 질문이다. 한치의 기다림도 없이 튀어 나온 답이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한자를 공부한 한두 학생이 답을 한다.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여 선택한다”라고 압니다.

최근에 JOB PORTAL ‘잡코리아’에서 취업관련 설문조사를 기업 인사담당자 480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그 내용의 제목은 “기업 인사담당자들, 전공부야 지식.경험 가장 중시해”라고 내어 놓고, 2019년 9월 27일,28일자에 일부 일간지에서 인용보도를 한 것이다.

여러 언론사들이 고만고만하게 보도를 하였지만, 어느 경제신문의 보도 내용 끝부분에 필자의 눈을 확 끌어당기는 내용이 있었다. 이 경제신문만 잡코리아의 분석보도자료의 중요성을 알아 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분석을 처음 본 것이다.

“…(중략) …. 한편 인사담당자들은 입사지원서에 지원하는 직무와 연관된 스펙이나 경험만 기재하는 지원자를 유능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6%는 채용하는 직무와 연관된 경험과 스펙만 적은 것 같은 지원자가 유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작은 경험이라도 모조리 입사지원서에 적은 것 같은 지원자가 더 유능해 보인다는 답변은 34%에 그쳤다.“

(https://m.sedaily.com/NewsVIew/1VOEQ4SM6T#_enliple)

 

취사선택과 낄끼빠빠

2년여 전에 이 컬럼을 시작할 때 잡은 제목 ‘낄끼빠빠’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 낄끼빠빠 : 끼일 때 끼이고 빠질 때 빠져라.

- 취사선택(取-가질 취 / 捨- 버릴 사 / 選-택할 선 / 擇-가릴 택) : 여러가지 중에 가질 것은 가지고, 버릴 것은 버린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강조해서 말하자면 딱 필요한 것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최고의 경영이다. Input되는 원가(原價)를 최소화하고, Output의 결과(結果)를 성취하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핵심 두 가지 요소를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효율적 사고’와 ‘전략적 사고’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에서 주로 ‘고직급자(임원, 부장급)’가 추구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다르게 표현하면 대학생활을 폭넓게 두루두루 하지만 정작 입사서류에는 꼭 필요한 것만 찾고 골라서 기재한 사람을 알아본다는 것이다.

 

연수생의 첫 입소날에 부모님의 직업을 짐작한다

관점을 조금 달리해 본다. 지금 필자가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에서 유의해서 보고 있는 것이 있다. 1년간 합숙연수와 동남아로 가는 해외취업이다보니 집안이나 개인에게는 예사롭지 않은 과정이다. 연수를 시작하는 ‘입소식’은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서 진행하며 부모님을 같이 초대한다. 그래서 연수과정 전반과 생활환경, 연수양성과정의 지향점 등을 소상하게 설명해 준다.

당일 아침에 개별적으로 혹은 회사가 준비한 차량을 이용해서 집결을 한다. 필자는 연수생들의 가방 부피를 눈여겨보는 버릇이 생겼다. 1년을 합숙하고 숙식을 제공하다 필요한 보면 생활용품이 많아지지만 일단 1주일 후의 주말에 집으로 복귀한다. 연수 내용과 활동을 소상히 알려주어 충분히 판단이 가능하게 해준다. 그러기에 가방을 필요한 것 중심으로 제대로 챙긴 것을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인 것이다.

그리고, 1년 연수기간을 통해 부모님의 직업이나 활동도 짐작하거나 연수생들에게 물어보며 성장과정에서 받은 영향력을 가늠하게 되는 것이다.

 

취사선택의 가늠과 연습 - 여행가방, 필통, 부페식당

경영자가 가지면 좋을 만한 취미로 분재(盆栽)라는 분을 보았다. 모양을 만들되 될 만한 것으로 집중하고 아닌 것을 잘라주는 취사선택으로 결정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에 취업을 하고 경영자로 커 나가기 위해는 선택과 판단의 연습은 쉬지 않고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입사전과 입사후 뿐만 아니라 생활속에서 연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으로 취준생으로 할 만한 몇 가지 경우를 들어 보겠다.

여행가방을 꾸리는 것은 여행 기간, 경유지, 날씨와 기후, 가져갈 것과 현지 조달할 것, 필요할 경우 재활용 혹은 손빨래, 만일을 대비하는 경비 사용, 국가나 지역의 문화나 안전에 관한 유의점 등 수많은 요소를 감안하여 COMPACT하게 가방을 꾸리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가지고 다니는 필통이다. 고교생 때 정도면 내용에 따라 다른 종류, 색상의 펜을 사용하여 밑줄 치고, 마킹하곤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생 이후부터는 볼펜 하나, 연필 하나면 모든 것에 통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것을 가질 공간과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 연수생들에게 연습시키는 훈련이기도 하다.

최근에 부페식당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족들의 식성이 달라 한 번씩 찾는다. 가격과 식사의 수준을 가늠한 식당을 고르는 것에서 시작을 한다. 먹는 순서도 정해야 한다. 종류별로 먹는 양도 조절해야 한다. 매순간마다 먹을 것을 고르고 적당량을 가져 가야 한다..

 

부모님이 보여줘야 할 삶의 태도…선택의 생활화

필자가 주로 하던 것들이다. 지금도 틈나는 대로 같이 한다. 평소에 많이 하면 자녀들의직장생활 적응에도 도움을 준다. 아래의 예시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취업경쟁력이 되는 것이지만 ‘선택과 결정’의 연습에 주목하기 바란다.

1. 크고 작은 집안 일의 의논에 참여를 시킨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집안에서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준다. 부모님의 생각과 일치 혹은 다름을 설명하게 한다. 부모님의 판단에 필수적인 사항이 있으면 차분히 설득시키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집을 구입 혹은 전세를 얻고 이사를 하는 일, 규모가 되는 가구나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일, 집안의 행사로 백화점이나 시장을 보는 일 등도 해당된다. 자녀들은 싫어할 것이다. 적당한 횟수를 합의하여 진행하면 중요하다.

2. 가족들과의 여행, 외식 등은 자녀들이 계획 자체를 수립하게 한다.

조금 더 적극적이다. 같이 가는 여행을 주기적으로 한다. 조건을 정해두고 자녀들이 전체 일정과 비용 등을 감안하는 계획을 세우게 한다. 그러면서 자녀들이 좋아할 만한 것, 부모님이 희망하는 내용 등을 알려주고 반영하도록 한다. 계획을 토대로 2-3회 논의하고 토론하며 생각을 말하는 기회를 준다.

3. 부모님의 자연스러운 대화의 모습이 중요하다.

가장 어려울 지 모른다고 생각된다. 부모님 세대가 되는 50대들이 토론하고 의논하는 경험이 별로 없다.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그 모습이 자녀들에게도 그대로 비쳐있는 경우도 많다. 이제 100세시대를 살기위해서는 나보다 30년 차이나는 세대와도 대화를 잘 해야 한다. 본인 입장에서의 연습기회로도 훌륭한 기회가 된다.

4. 지급하는 용돈, 본인이 버는 알바 등의 돈으로 사용하는 용처를 설명하게 한다.

숫자 개념을 자주 주는 대화면 더 좋다. 위에 언급한 몇 가지가 있으나, 이젠 본인이 직접 책임을 지는 용돈과 알바로 버는 돈의 쓰임새를 말하게 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녀들의 생각이 다르다고 윽박지르거나 고치려는 시도는 좋질 못하다. 계획을 말하게 하고 해당기간이후에 실제 사용과의 차이 등을 정리해서 말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