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를 맞아 백화점 등 유통가 설 선물세트가 25만원대 이상의 고가제품과 10만원대 이하의 실속제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올 설에는 출하량 확대로 한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보다 6~8%저렴하게 공급돼 설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이번 설에는 한우를 지난해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우의 경우, 지속적인 고객들의 선호도 증가와 함께 출하량 확대로 인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8% 가량 인하됨에 따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일, 굴비 등 대표 상품군에서도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롯데 백화점 본점 지하1층 설 선물세트 코너. 설 선물을 쇼핑하러 온 20~40대 고객들로 매장은 발디딜 틈이 없다. 회사원 김영화(32)씨는 "설이 며칠 앞으로 다가와 시부모님 선물을 구입하려 왔다"면서 " 올해는 한우가 지난해 보다 저렴한 것 같아 양가 부모님께 한우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설선물 양상은 실속형·명품형으로 양극화될 전망이다. 명절선물 고급화 추세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맞물리면서 백화점들은 25만원 이상의 고가세트와 10만원 이하의 중저가 세트 등 이원화된 제품을 설 선물로 출시했다. 할인점은 저가형 중심의 실속 선물세트를 내놓고 판촉경쟁을 벌인다. 이에 따라 고품격 명품 선물세트는 백화점에서 구입하고 알차고 실속 있는 선물세트는 대형마트 등 할인점에서 구입하는 소비행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한우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우의 경우, 지속적인 고객들의 선호도 증가와 함께 출하량 확대로 인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6~8% 가량 인하됨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20~30% 정도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작년 12월27일부터 지난 1월 4일까지 설 예약판매를 시행한 결과, 한우세트 매출은 작년 설보다 538.3%나 껑충 뛰었다. 이마트는 올해 사육 두수 증가에 따라 작년보다 10∼20% 가격이 저렴한 10만원대 이하 한우세트의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8% 가량 인하됨에 따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브랜드 한우와 친환경 한우 등 프리미엄 한우의 매출이 전년대비 40% 이상 신장하고 있는 만큼, ‘울릉칡소’ 물량을 전년보다 100세트 확대한 500세트를 준비하고, 프리미엄 한우 선물 세트를 확대했다.

지난해 한우보다 높은 인기를 끌었던 굴비는 올해 한우 가격의 하락으로 인기가 밀렸지만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형국이다. 롯데마트는 구제역의 영향으로 반사효과를 얻었던 2011년 설 처럼 올해도 굴비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돼 준비 물량도 30% 가량 늘렸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굴비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반면 사과 배 곶감 등 과일은 작황 부진으로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도 올라 유통업체들이 선물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과는 잦은 비와 냉해 피해로 20% 가량, 배는 10%가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곶감도 작황 부진으로 20~30% 가격이 올라 과일 선물세트 중 인상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포장재를 줄이는 증 원가 절감을 통해 과일의 판매가격을 낮추고 10만원 내외의 실속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롯데마트 역시 10% 과일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이자 5만원 이하 실속 상품의 준비 물량을 지난 설보다 40% 가량 늘렸다. 홈플러스는 과일 선물세트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사과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약 40% 늘렸다. 배 역시 지난 추석 때부터 물량확보에 나서 나주, 상주, 순천 등 전국 18대 유명 산지 등에서 재배된 품질 좋은 배를 2만~3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공산품은 2만원 이하 저가형 실속세트 및 복합상품으로 구성된 혼합세트류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견과류는 산지 시세가 전년과 동일수준이거나 호두, 잣 등으로 혼합 구성한 10만~15만원 세트가 주력 판매군이 될 전망이다. 건강식품은 홍삼 및 비타민 메이저 브랜드 선물 세트 상품은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으며 꾸준한 매출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이정수 식품팀장은 “2011년 잦은 비와 흐린 날씨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 작황이 부진했고, 어획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야채, 청과, 생선 등의 선물세트 가격이 5%에서 많게는 20%이상 가격이 뛰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한우의 시세 하락으로 정육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통적으로 백화점 선물세트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가 커 작년보다 높은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uni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