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이 신작 모바일 게임 ‘V4’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매각, 조직개편, 국내 실적 등과 맞물린 각종 불확실한 소문을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의 성적으로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업계는 블록버스터급 모바일 게임 출시가 확정되면 경쟁사에서 일정 조정을 거쳐 회피하기 마련이다. 지난 2017년 리니지M 출시 이후 대부분의 주요 게임사가 MMORPG 출시를 미룬 바 있다. 대작 경쟁으로 출혈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보다는 보다 안전한 방법을 택해왔다.

그러나 넥슨은 오는 11월 7일 출시 예정인 V4를 통해 기존 관행을 깨트렸다. V4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정면승부까지 예고하며 PC온라인 게임 시절 '게임사 넥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난 27일 진행된 V4 쇼케이스에서는 개발, 마케팅 총괄 책임자들까지 모두 행사장을 찾으며 성공을 자신했다.

V4 쇼케이스도 게임업계 관행을 깨트렸다. 넥슨은 대부분 제한적인 인원만 초청하는 쇼케이스를 일반 게이머 및 인플루언서까지 확대해 300여명 규모로 진행했다. 각종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V4 쇼케이스에는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이선호 디렉터, 손면석 PD와 최성욱 넥슨 그룹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모였다.

▲ V4 체험 간담회가 2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르 메르디앙’에서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왼쪽부터)넷게임즈 손면석 PD, 이선호 디렉터, 넥슨 IP4그룹 최성욱 그룹장이 V4 쇼케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넥슨

V4, 3040 세대층을 겨냥한 개발·마케팅 역량 집중

넥슨은 올해 신작을 잇따라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기존 넥슨의 키워드인 '다양성'이 포함된 부분으로, 연초 스피릿위시부터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트라하에 이어 V4까지 장르의 벽을 넘어선 신작 향연을 펼치고 있다.

V4는 넥슨이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보여준 차별화보다 다수가 경험한 범용성에 보다 초점을 뒀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한 곳에 모여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인터 서버'를 탑재했고, 전략적 방식의 전투를 구현한 '커맨더 모드'로 약간의 차별화 포인트를 갖췄다. MMORPG에 SRPG 요소를 겸비했다고 볼 수 있다. 

▲ V4 커맨더 모드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범용성에 초점을 둔 V4의 행보는 최근 시장에 출시된 양산형 MMO의 성과가 뒷받침한다. 최근 모바일 MMORPG 주요 소비층인 3040 세대는 과금에 따른 철저한 보상, 그리고 모바일 환경 속에서 느낄 수 있는 PC온라인 게임 감성 등을 더욱 선호하는 추세다. 넥슨은 핵심 역량 중 하나인 다양성을 유지하는 한편 V4에 안정적인 전략을 겸비해 보여줄 계획이다. 

또한 PC온라인 게임 감성을 담은 거래소도 발표했다. V4는 장비 아이템을 필드에서 드롭하는 방식이며, 일부 재화를 제외한 모든 아이템이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V4는 게임 내 유료재화 거래소가 포함되면 19세 이상 등급을 받게 되는 게임물등급 규정에서도 3040 세대층을 겨냥한 부분이 보인다.

넥슨은 게임 개발 및 콘텐츠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존과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넥슨은 V4 주요 타깃층인 3040 세대층에 겨냥해 아이돌 또는 배우보다는 게임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쇼케이스에서 초청한 인플루언서까지 더해 마케팅 역량을 최대한 결집하고 있다.

V4, '게임업계 맏형' 넥슨 위상 되찾아줄까

▲ V4 대표 이미지. 출처=넥슨

넥슨은 V4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매출 및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유지하는 넥슨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 확보가 숙제로 남아있다. 올해에도 다수의 신작을 통해 성과를 거뒀지만, 스테디셀러 확보는 다소 요원했다. 때문에 넥슨은 V4에 더욱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넥슨은 매각, 조직개편, 지스타 불참, 프로젝트 중단 등 내부적인 이슈에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넥슨은 기업 성장 가치를 위해 PC온라인 게임에 집중된 실적 구조를 모바일로 재편하고, 내부적인 이슈로 불거진 침체된 분위기를 타개해야 할 시점이다.

모바일 게임 V4의 성공은 넥슨의 분위기를 급반전시킬 수 있는 히든 카드다. V4는 MMORPG 장르 특성상 매출 볼륨 편차가 큰 가운데, 자회사 넷게임즈가 직접 개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갖는다. 게다가 V4는 IP(지식재산권) 제휴를 맺지 않은 오리지널 IP 게임인 만큼, 더욱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 오리지널 IP는 PC온라인 게임 및 원작을 가진 게임보다 모객에서 불리한 부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간 몇몇 오리지널 IP MMORPG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문을 두드렸지만 특출나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넥슨은 그런 요소를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지스타까지 불참을 선언해 실탄을 장전한 넥슨은 V4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넥슨은 리니지2M, 달빛조각사 등 쟁쟁한 모바일 MMORPG 출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개발, 마케팅 등 넥슨이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해 V4 성공에 매진 하고 있다. V4가 넥슨의 위상을 되찾아줄 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