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F.케네디 대통령과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1961년 미합중국 35대 대통령 취임식장에 들어서는 모습. 케네디 대통령 재임시 청년기를 보낸 미국인들은 대부분 진보주의자가 되었다. 출처=픽스히어

윈스턴 처칠이 말했다. “30세 이전에 진보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냉혈한이고, 30세 이후에 보수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멍청이다.” 나이가 들면서 진보에서 보수쪽으로 정치적 성향이 바뀐다는 처칠의 '명언'은 오랜 세월 통념으로 받아들여졌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데이터분석가 야이르 깃차와 통계학자 앤드루 겔먼이 최근 처칠의 말이 사실인 지 검증해봤다. 투표 선호도에 대한 30만 건의 관찰과 60년간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처칠이 틀렸다. 결론은 ‘그때 그때 다르다’였다. 10대의 경우 때로는 진보주의로 기울고, 때로는 보수주의자가 됐던 것이다.

평생에 걸친 정치성향은 연령이 아닌 다른 요인이 결정했다. 미국인의 경우 14~24세때 그 당시의 ‘대통령 인기’가 어떠한 지가 매우 중요했다. 그 시기에 공화당 정치인이 인기가 있고 민주당 정치인은 별볼 일 없다면, 젊은 층은 대부분 보수주의자가 되어 평생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보자. 1941년에 태어난 미국인들은 청년기에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를 대통령으로 뒀다. 이들은 미국인의 존경을 받는 아이젠하워의 재임기간에 성년이 되면서 공화당 지지자가 됐다.

1951년에 태어난 미국인들은 달랐다. 이들의 청년기에는 3명의 대통령이 재임했다. 대중적 인기가 높던 민주당 출신 존 F.케네디와 린든 존슨, 그리고 불명예를 안고 사임한 공화당 출신 리처드 닉슨이었다. 베이비부머인 1951년생은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민주당을 지지한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판단했다. “인생에는 뭔가가 각인되는 중요한 시기가 있다. 바로 ‘각인효과’다. 정치적 성향이 각인되는 가장 중요한 연령은 18세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더퀘스트刊)에는 야구와 관련된 ‘각인효과’가 소개된다. 저자인 데이터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했다. 각 프로야구팀의 공식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른 남성들을 집중 조사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뉴욕 매츠의 경우 1962년생과 1978년생들 사이에서 대단히 인기가 높았다. 알고 보니, 뉴욕 매츠는 이들이 각각 7~8세이던 1969년과 1986년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것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즈팀은 1962년생 팬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팀은 1963년생이 유난히 많았는데, 두 팀도 자기 팀의 열성팬들이 8세 소년이었을 때 각각 챔피언에 등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