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휴벡셀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양인정,황진중 기자] 척추 임플란트 소재 제조 업체인 코넥스 상장사 휴벡셀이 잠정적 인수자를 찾았다. 회사의 기술력과 해외 판매망으로 M&A회생절차를 돌파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벡셀이 예비 인수기업과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스토킹 호스(Stalking-horse) M&A 방식이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의향기업과 우선 조건부로 가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공개매각 절차를 거치는 회생절차 M&A 방식이다. 공개매각에서 조건부로 계약한 기업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조건부 계약자가 다시 인수금액을 높여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거나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양보하는 구조다. 

휴벡셀과 가계약을 체결한 인수기업과 가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 기업이 과거 2~3곳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 SI기업"이라며 "구조조정 회사에 대해 자금투입과 경영지원에 특화된 구조조정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휴벡셀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이 기업이 본래 경영하고 있는 기업 간 시너지와 사업 대각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스토킹 호스 조건부 계약을 곧 승인할 예정이다

구조조정 업계는 조건부 우선 협상 기업이 곧 DIP금융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DIP금융 (Debt In Possession Financing)은 법원의 회생절차 기업에 운영자금 등을 제공하는 금융기법이다.

앞서 휴벡셀은 공시를 통해 "운영자금 부족 등 경영악화 및 투자유치 어려움으로 인해 회생절차개시신청서를 제출했다"며 DIP금융이 필요한 상황임을 밝혔다. 

회사는 조건부 인수의향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지만 채권단은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사의 회생신청에 대해 기관 투자자로 이뤄진 채권단이 반대의사를 표명해 최대 주주가 신청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휴벡셀의 스토킹 호스 M&A와 회생절차는 법무법인 시헌(조윤상, 주성훈, 선바로 변호사)이 대리하고 있으며, 회생절차 M&A 매각 주간사는 광교 회계법인이다.

휴벡셀이 생산하고 있는 척추 임플란트 기구(Spinal Fixation System). 자료=휴벡셀

◆ 특허기술.미국 판매망 가치로 승부 ...''3D기술 독보적''

회사의 매각대금은 회생절차에서 나오는 조사위원의 보고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생절차 조사보고서에는 회사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가 산출된다. 회생M&A의 매각대금은 계속 기업가치와 청산가치 사이에서 결정된다. 

바이오 업계는 휴벡셀의 기업가치 규모가 특허받은 기술력과 해외 판매망의 평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휴벡셀은 인체에 삽입하는 경추 및 흉요추 임플란트 고정 장치를 생산해 왔다. 회사는 최근 타아타늄 합금 제조 기술로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 소재를 개발, 특허를 취득하고 추간체유합보형 제5종(IVA Titanium Cage ACIF, PLIF 등)에 대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다. 

휴벡셀은 이같은 기술력으로 2011년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 2014년 GPO 중 4위인 HPG (HealthTrust Purchasing Group)와 공급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GPO 계약을 늘리고 있다.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는 의료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로부터 싼 가격에 제품을 대량 구매해 이를 필요로 하는 병원에 공급하는 일종의 아웃소싱 기업이다. 회사는 미국 GPO시장에 진출한 최초 기업이다. 현재 인수의향 기업도 회사의 미국 판매망에 관심을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통해 기업가치와 청산가치가 산출되면 법원은 휴벡셀에 대해 10월 중에 공개매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휴벡셀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말 최대주주인 김종우 전 대표이사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경영상 혼란이 가중됐다. 여기에 2017년 재무제표 감리 결과 미국법인 보관재고에 대한 회계처리 미흡과 특수관계자 주석공시 누락 등의 사유까지 불거지며 지난 2월에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상속인 배우자 양호정씨(지분율 38.43%). 이후 회사는 의료기기 영업통인 허성규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작년 전체 실적은 매출 81억원, 영업손실 6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7년 의료기기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4458억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중 세계 정형외과용 의료기기시장은 약 13% 수준인 573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시장은 2018년 기준 512억달러 수준이며, 진흥원은 연평균 3.8~3.9%의 성장을 지속하여 2022년에는 59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벡셀 관계자는 "채권단이 회생절차에 채권의 손실을 예상해 회생절차를 반대했지만, 인수 의향기업이 있는 만큼 회생절차에서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사가 임플란트에 제작에 대한 독보적인 3D 프린팅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고려대 산학협력단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도 경쟁업체보다 우수한 기술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에 대한 채권을 신고하는 기간은 오는 10월 1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