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도 기업을 방문해 CEO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나 5G 성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LG유플러스의 5G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중국의 화웨이와 손을 잡았고, 콘텐츠에서는 넷플릭스와도 인연을 맺은 바 있다. LG전자는 구글 및 아마존과 인공지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힘을 합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전략을 추구하며 다양한 사업자와 접점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결론적으로 LG 전체가 자체적인 역량보다는 외부 파트너와의 공동전선을 꾸리는 상황이며, 이번 하 부회장의 실리콘 밸리 방문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右)이 엔비디아 젠슨 황 창업자 겸 CEO(左)와 엔비디아 사옥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출처=LG유플러스

엔비디아, 그리고 구글
엔비디아를 방문한 하 부회장은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등 엔비디아의 현재와 미래 서비스의 특징에 대해 젠슨 황 창업자 겸 CEO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고, 지난 8월말 선보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지포스나우에 대한 한국 시장의 반응을 설명했다.

현재 LG유플러스와 엔비디아는 국내서 지포스 나우를 공개한 상태다. 지포스 나우에 접속 후 U+로그인을 선택한 후, 본인인증을 통해 엔비디아 계정을 생성하면 즉시 이용이 가능하다. 자세한 서비스 소개와 제공되는 게임 목록은 LG유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부터 전국 100곳의 직영점과 메가박스(코엑스, 상암, 하남스타필드)에서 5G 클라우드 게임 체험존을 구축하고, 고객체험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하 부회장은 “엔비디아는 10년 넘게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고 이번에 유플러스를 통해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끊김이나 지연 없이 고성능 게임 솔루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지포스 나우를 접한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즐기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게임과 5G의 궁합은 찰떡 수준이다. SK텔레콤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10월부터 시범 서비스에 돌입할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공개한 이유다. 그 연장선에서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각오다.

특히 하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클라우드 게임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5G,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사업에서 엔비디아와 지속적인 협력방안들에 대해 논의했고, 엔비디아에서도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포스 나우가 공식 상용화되는 시점에 맞춰 젠슨황 창업자 겸 CEO의 한국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 LG유플러스 주요 임원들과 엔비디아 젠슨 황 창업자 겸 CEO가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좌(左)로부터 FC부문장 이상민 전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CSO 전병욱 전무. 출처=LG유플러스

구글과의 미팅에서는 공동 진행 중인 콘텐츠 분야 투자 등에 대해 진행사항을 점검했다.

올해 초 LG유플러스는 CES 2019에서 구글과 가상현실 콘텐츠 공동 제작에 합의한 바 있다. 엑소, 청하 등이 출연하는 K-POP VR콘텐츠를 공동으로 시범 제작해 왔으며 이번 방문에서는 이를 시연했다.

하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안드로이드 공동 마케팅, VR 콘텐츠, IoT, 유튜브 프리미엄 등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계속 강화해 왔다”며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뿐만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구글과 협업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와 구글의 콘텐츠 협력은 최근 화제가 된 U+5G갤러리에서도 증명됐다.

U+5G 갤러리는 지하철에 전시된 문화예술 작품을 증강현실로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다. 시민이 비치되어 있는 작품을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앱인 ‘U+AR’로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 상에서 작품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5G와 AR의 만남으로 고정된 2차원 평면 예술이 3차원 집체 예술로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다. U+5G 갤러리는 2020년 2월 29일까지 약 6개월간 공덕역 역사를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LG유플러스의 이번 실험은 구글과의 협력으로 더 고도화됐다. 현장에서 구글과의 협력을 수차례 강조하며 다양한 기술적 함의를 어필하기도 했다. 양사는 U+5G 갤러리와 같이 AR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용 사례를 발굴하고, 안드로이드 기반 5G 서비스의 글로벌 우수 사례를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의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 기술과 AI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글렌즈의 플랫폼 파트너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했다. 실제로 U+5G 갤러리의 33개 작품에는 구글렌즈가 적용됐다. 이를 활용해 LTE 및 타사 고객이라도 U+5G 갤러리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LG유플러스의 U+5G 갤러리는 구글과 협력했다. 사진=최진홍 기자

"5G 솔루션 수출"
하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국내 언론사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방문 목적 및 U+5G 6개월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기존 사업구조의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변화와 혁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신사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전략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하 부회장은 또 “5G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고, 특히 증강 및 가상현실은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6대 핵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을 바꿨고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통신사업자들이 회사의 네트워크, 요금제, 증강 및 가상현실 등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미국 AT&T, T모바일을 비롯 영국 보다폰, 일본 KDDI, 핀란드 엘리사, 중국 차이나텔레콤 등 전 세계 20여개에 달하는 통신사가 방문했으며, 지난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 국빈 방문시에 스웨덴 국왕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행사에서 U+5G 서비스 등을 시연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하현회 부회장은 “4분기에 증강 및 가강현실 기반의 ‘5G 서비스 2.0’과 가상현실 클라우드 게임 등을 출시해 서비스 경쟁을 선도하겠다"면서 4분기에 증강현실과 동작인식기능 활용해 트레이닝 코칭을 제공하는 ‘AR홈트레이닝’, TV 방송 중인 홈쇼핑 방송을 인식해 스마트폰에서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AR쇼핑’, 고화질 멀티뷰 게임중계와 타임머신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방송’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5G 스마트폰과 PC에서 다운로드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등 5G 서비스 2.0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 등과 제휴해서 고성능 PC 등을 구매하지 않고도 무선 HMD(VR헤드셋)만으로 고사양 실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클라우드 게임’도 상용화한다.

이러한 성과는 강력한 투자로 결실을 맺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증강현실 스타트업인 ‘8i’, ‘아이캔디랩(eyecandylab)’, ‘스페셜(Spatial)’과 가상현실 스타트업 '어메이즈VR(AmazeVR)', 미디어 스타트업 ‘4D리플레이(4D Replay) 등 5개 벤처에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5G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유플러스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4억2500만달러를 출자해 설립한 벤처 캐피탈 회사다. LG유플러스는 5000만달러를 출자한 상태다.

한편 하 부회장은 5G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전략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현회 부회장은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5G 생태계 구축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다양한 공동 협력과 제휴를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내 통신사 최초로 5G 콘텐츠, 솔루션을 수출하겠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5G 핵심 서비스 솔루션과 증강 및 가상현실 콘텐츠 등 수출을 전담할 조직을 CEO 직속으로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여명 규모다. 하 부회장은 “현재 상당부분 진척이 되고 있지만 아직 계약이 완료된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통신사를 언급하긴 어렵다”며 “내년에는 해외에서도 5G를 상용화하는 통신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제휴 및 관련 기술의 수출은 더욱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