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이마트가 지난 9월 26일 전국 노브랜드 매장에 출시한 냉동 피자 신제품 2종은 ‘이것은 냉동 피자인가 전문점 피자인가’라고 착각할 정돈 아니지만 기존 동종 제품보다 높은 품질을 갖췄다.

▲ 이마트 노브랜드 냉동피자 2종의 패키지. 이국적인 글씨체와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이 담겼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마트에서 ‘짜장면보다 싼 피자’라는 타이틀로 홍보한 냉동 피자 2종을 출시 당일에 먹어봤다. 가격은 두 제품 모두 3980원으로 최근 집 근처 동네에서 배달 주문해 먹었던 짜장면 한 그릇(4500원) 가격과 비교하면 저렴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 지역의 평균 짜장면 가격이 4962원이라고 하니 노브랜드 신제품이 저렴하다고 느낄 서울 시민들이 더 있을 듯하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마르게리타 피자’와 ‘치즈토마토 피자’ 등 노브랜드 제품 2가지다. 이마트는 당초 ‘4치즈 피자’까지 3종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실제론 2종을 먼저 공급한 뒤 오는 10월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가 시작될 때 4치즈 피자도 내놓을 예정이다.

▲ 조리하기 전 치즈토마토 피자(왼쪽)와 마르게리타 피자.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두 메뉴를 나란히 두고 비교해보니 마르게리타 피자에 잘게 간 시금치 토핑을 제외하면 생김새에 큰 차이가 없다. 보름달 모양의 치즈 토핑과 전체적으로 붉그스름한 색감을 구현하는 토마토 소스는 두 제품을 한 제품으로 보이게 만든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3분 30초 돌렸다. 조리 완료를 알리는 소리를 듣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전자레인지 문을 열기도 전에 느껴지는 치즈 향이 기대헀던 것 보다 좋아 다소 놀랐다. 앞서 먹었던 타사 제품을 똑같이 돌렸을 때 맡았던 향에 비해 좀 더 고급스러웠기 때문이다.

▲ 막 조리한 치즈토마토 피자(왼쪽)와 마르게리타 피자 각각의 조각을 들어올린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냉동피자 답지 않은 퀄리티를 보인 또 다른 부분은 전문점에서 피자를 집어들었을 때 도우 아래를 만진 손에 묻어나는 밀가루가 노브랜드 제품에서도 묻어난다는 점이다. 통상 피자 매장에서 조리 판에 도우가 달라붙지 않도록 먼저 뿌린 밀가루가 완성품에 묻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전자레인지에 돌린 냉동피자에서 밀가루가 묻어나온다는게 신기했다.

식감 측면에서 기존 냉동 제품과 가장 차별적인 수준을 보였다. 기존 제품은 막 데운 후 한입 베어물어도 도우나 토핑이 뚝 끊겼던 것에 비해 노브랜드 피자 2종 모두 이로 문 채 당겨야 할 정도로 쫄깃했다. 먹음직스럽게 녹아내린 치즈 토핑도 씹을 때 잘게 분해돼 입 안에서 따로 노는게 아니라 어느 정도 뭉쳤다. 크러스트는 전문점 피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바삭하진 않지만 쫄깃했고, 씹을수록 달달한 맛이 느껴져 좋았다.

기본적으로 짭짤해 밋밋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 점까지 두 제품이 유사했지만 향미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마르게리타 피자의 시금치 토핑은 메뉴 맛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다. 신선한 느낌보다는 깔끔한 향신료를 먹은 듯 고유의 시금치 향과 감칠맛을 구현했다. 치즈토마토 피자와 다른 점은 식어가는 동안에도 토핑이 촉촉함을 유지하는 점이다.

치즈토마토 피자는 식을수록 토핑이 마르는 경향이 있지만 텁텁하진 않고 담백하다는 느낌을 선사한다. 잘게 다져진 토마토 조각들은 다른 토핑과 도우를 함께 먹을 때는 식감이나 맛이 튀지 않는다. 토마토 조각이 없는 부위만 먹어보고 나니 토마토 조각이 다른 토핑과 어우러져 특유의 향과 맛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치즈 향을 좀 더 돋궈주면서도 마르게리타 피자와는 다르게 구미를 당기는 맛을 낸다.

성인 3명이 저녁을 먹고 30분도 안 돼 후식으로 두 판을 먹기 시작했는데도 다 먹어치웠다. 부족하지 않고 과식하지 않는 선에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만한 중량이다.

완전히 식은 상태에 도달할수록 쫄깃함이 너무 강해져 약간 질겨지고 토핑이 입안에서 유쾌하지 않은 느낌으로 뭉치는 점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아쉬운 점을 애써 이끌어내야 할 정도로 이번 제품의 품질에는 손색이 없다. 비약하자면 맛, 가격 등 전반적인 요소들을 놓고 비교할 경우 그간 먹어본 냉동피자 제품과는 ‘레벨’이 다르다.

이마트는 이탈리아 피자 제조업체와 손잡고 상품을 개발하며 식재료를 사전 대량 공급하는 등 전략으로 이번 제품의 가성비를 구현했다고 한다. 내달 출시될 4치즈 피자 맛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냉동피자의 ‘가격 다운 맛’을 예상하는 소비자들에게 한번쯤 먹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