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전기 대형트럭.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수소경제 비전을 그리는 현대자동차가 미국과 유럽의 대기업과 손잡았다. 미국의 커먼스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제조사, 유럽의 H2E는 화학사다. 각각의 영역이 다르지만 이들은 수소트럭의 가능성에 배팅했다.

27일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대형차 파워트레인 제조업체 '커민스'와 '북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시장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밝힌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 Energy(이하 H2E)'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 출범 이틀 만이다.

현대차-커민스 협력, 현대차-H2E 연합의 목적은 대형트럭, 버스 등 상용차 부문 수소차 경제 조성에 있다. 대형트럭 시장의 특성과 사용 현황에 대한 이해가 일치했고, '1톤급 상용차=EV' '대형 상용차=수소전기차'로 정의한 현대차의 미래차 비전에도 수긍했다.

▲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상무(오른쪽)와 태드 이왈드 커민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현대자동차

◆ 美 물류업계, 트럭 의존도 75%…미래트럭 해답은 '수소전기'

미국 전체 물류운송에서 트럭 의존도는 74.5%에 이른다. 연간 트럭소요 24~25만대, 시장규모 9000억달러(약 1090조원)에 이르는 초 거대 시장이다. 프라이트라이너, 인터내셔널, 켄워스, 피터빌트, 맥트럭, 웨스턴스타 등 토종브랜드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다.

커민스사는 위 업체들에 디젤 및 천연가스 엔진, 전동화 파워트레인, 발전기를 공급하는 업체다. 지난해 기준 미국 버스용 엔진시장 점유율 1위(95%), 미국 대형 트럭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38%)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커민스는 친환경과 안정적인 동력성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고, 이에 수소 파워트레인 개발을 위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드로제닉스 인수통헤 연료전지 사업 역량을 가속화 하고 있지만 핵심이될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커민스는 향후 수소 시스템에 배터리, 모터, 수소탱크, 인버터, 컨버터 등 전동화 부품 등을 장착, 북미 지역 실증 및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북미 지역 실증 및 상용화는 물론 양사 브랜드를 함께 표기하는 공동 브랜드 도입 방안도 검토한다.  

현대차는 커민스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전기차 관련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동화 장비 기술력 확보, 관련시장 진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5일(현지시각) 진행된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 합작법인 출범식에서 (왼쪽부터) H2E 롤프 후버 회장, 현대자동차 유지한 상용전자제어설계실장, 현대자동차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와 H2E, 유럽 수소시장 확대 나서

스위스의 H2E는 수소경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괴스겐 수력발전소를 완공하면서 공해 없이 수소를 생산해 내는 설비 구축을 완료했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이용에 이르는 전 과정의 서플라이 체인을 완성, 수소트럭을 통해 적극적인 활용에 나선다.  

지난 25일에는 양사 합작법인 ‘현대하이드로젠모빌리티’를 설립하고, 2025년까지 총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운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합작법인은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으로 수소 상용차 영역 확장에 나선다.

최근에는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소차 시장이 형성, 향후 유럽에서의 인프라 형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기술은 미래차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선택지"라며 "내연기관차를 탄생시켰던 유럽이 한세기 넘게 시장을 선도했던 것과 같이 현대차는 수소차 상용화를 통해 자동차시장 기술 선도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