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점 매장에서 판매되는 비포더버처의 언커트(UNCUT) 브랜드 제품들.    출처= Before the Butche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

고기 없는 고기를 만드는 두 회사가 거의 동시에 나타나 엄청난 인기를 끌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이제 고기 없는 고기의 틈새 시장에, 단지 쇠고기 대체품보다 훨씬 다양한 고기 없는고기를 제공하는 또 다른 플레이어가 나타났다.

비포더버처(Before the Butcher)는 식물성 닭고기, 칠면조 그리고 심지어 초리조(chorizo, 라틴 아메리카의 양념을 많이 한 소시지)까지 만든다.

올해 56세인 대니 오말리는 비욘드 미트의 영업부장 자리를 떠나 2017년에 샌디에이고에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

"그때만 해도 비욘드 미트는 지금처럼 유명해지지 않은 작은 회사였지요. 우리는 사람들에게 우리제품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혁신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오말리는 식물성 고기라는 개념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었다.

“나는 R&D가 아니라 영업 담당이었지요. 그러나 나는 소매업체들이나 소비자들과 항상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지 고기 없는 패티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을 요구하고 있었지요."

2018년 4월, 비포더버처는 언커트(UNCUT) 브랜드를 출시했다.

"우리는 식물 기반의 닭고기와 돼지고기, 쇠고기, 다양한 간(ground) 소고기와 초리조 등을 동시에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언커트의 고기 없는 쇠고기 버거 패티가 나왔고, 올해는 치킨, 칠면조, 아침식사용 소시지 패티가 추가로 출시됐다. 언커트 브랜드는 현재 12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NN이 비포더버처를 상세 소개했다.

▲ 비포더버처(Before the Butcher)의 창업자 대니 오말리.    출처= Before the Butcher

식품업계 베테랑

식품 사업에 뛰어들기 전, 오말리는 배우였다.

그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에서 연극과 드라마를 전공했고, 1985년 졸업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연기 활동을 하며 몇 년을 보냈다.

많은 젊은 배우들이 그렇듯이 그도 바텐더 일과 식당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나중에 식당을 직접 운영하다가 식품유통업체 시스코(Sysco)에서 식품 마케팅과 유통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던 2014년 어느 날, 자사 제품의 유통을 모색하기 위해 시스코를 찾은 비욘드 미트의 영업사원을 만났다.

"그들의 제품을 보고 대화를 끝냈을 때 호기심이 생겼지요. 그런데 그 영업사원이 회사가 서부 지역에서 영업을 담당할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 내게 아는 사람이 없느냐고 묻더군요.”

마침 진로를 고민하던 오말리는 그 일을 자기가 직접 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욘드 미트에서의 3년 동안, 오말리는 제품 혁신에 참여하고 싶어 안달이 났고, 그러기 위해서는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2017년 비욘드 미트를 그만두고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식품업계에서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이미 많은 인맥을 쌓아 놓았으니까요"(하지만 그는 투자자이름이나 모금한 자본액은 밝히지 않았다.)

오말리는 그 자금으로 식물기반 단백질을 잘 아는 생산관리자와 식품혁신자들을 포함한 작은 팀을 구성했다.

"내 비전은 경쟁사들이 갖고 있던 식물성 버거 패티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언커트 제품은 미국 식품 유통체인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의 고기 코너에서 처음 판매되면서 캘리포니아의 상점가를 강타했다. 회사는 그 이후 계속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미 첫해에 이익을 냈다(오말리는 회사의 매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오말리는 9월 말까지 2000개 이상의 식품점과 3000개 이상의 레스토랑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 비포더버처는 쇠고기, 닭고기, 칠면조, 아침식사용 소시지 등 다양한 ‘고기 없는 고기’ 패티를 판매한다.    출처= Before the Butcher

시장은 크고 충분해

지난 6월, 개인투자자인 그레그와 제프 하만(Gregg and Jeff Hamann)이 비포더버처의 지분 과반을 취득했는데(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샌디에고에 있는 육류 가공업체인 젠슨 미트(Jensen Meat Company)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CNN 비즈니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 회사의 비결은 시장 최초의 식물성 기반 치킨과 칠면조 버거 등, 다양한 식물성 버거 제품을 처음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다양성을 원합니다. 비욘드버거나 임파서블버거 같은 경쟁자들이 먼저 시작했지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시장은 아직 여유가 충분하고, 이 공간에는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승자가 존재할 것입니다.”

오말리는 하만의 투자로 회사는 자본금을 2500만 달러(300억원)의 자본력을 갖추었고 샌디에이고에 9만 평방피트(2500평) 규모의 생산시설, 그리고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업을 더 빨리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장의 주요 활약 선수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이익단체인 식물기반식품협회(Plant Based Foods Association)와 식물성 기반 식품회사들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굿푸드 연구소(Good Food Institute)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식물기반 식품의 소매 판매는 지난해 11% 성장해 지난 2년 동안 31% 늘어났다.

바클레이즈 은행(Barclays Bank PLC)는 대체육류 시장은 부문이 향후 10년간 약 1400억 달러(168조원) 규모로 성장해 세계 육류산업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덜란드 금융서비스 회사 라보뱅크(RaboBank) 부속연구소인 라보 연구소(RaboResearch)의 식품및 농업 분석가 니콜라스 페러데이는 "이것은 아직 초기 시장이지만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작은 혁신업체가 들어와 시장의 1%에서 2%만 점유하더라도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포더버처는 오말리에게 개인적인 목표도 달성시켜 주기를 바란다.   

"큰아들이 체중 문제로 고생했지요. 나는 언젠가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어른과 어린이들에게 더 건강한 식습관을 제공하는 노력에 참여할 수 있기를 열망했습니다. 나는 회사와 함께 그 목표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년에 소위 ‘부가가치’가 있는 고기 없는 상품을 선보이기를 원한다.

"식물성 단백질 제품에 소스와 채소를 결합해 소비자가 팬에 데워 먹거나 국수나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