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 실적이 대규모 기술수출한 신약의 가치가 점차 반영됨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한 1조원 이상 대규모 기술수출 신약의 가치가 차차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6일 “유한양행 3건의 대규모 기술이전 가치 서서히 반영될 것”이라면서 “주목해야 할 후보물질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말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개발 성공 시 계약금을 수령할 수 있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1조 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NASH 후보물질을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이엠 각각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김태희 미래애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불과 8개월 만에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3건의 대규모 딜을 체결할 만큼 유한양행의 기술력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주가는 거의 오르지 못했다”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지수 급락과 올해 기술이전을 체결한 후보물질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목을 받던 바이오텍의 임상이 실패하는 등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 악재는 대부분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는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후보물질이 다음 임상 담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김태희 애널리스트는 “여태 반영되지 않았던 기술수출의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해야 할 신약 후보물질로는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과 NASH 신약 ‘YH25724’가 꼽혔다. 3세대 EGFR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한국 임상 2상 완료로 상업화가 머지 않았다. 이 후보물질은 또 올해 열린 ‘미국 암학회(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결과 발표를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이 여러 차례 입증됐다.

레이저티닙은 얀센이 IR자료를 통해 공개한 향후 10억달러 이상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는 10개 후보물질군에 포함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얀센은 자체 개발 중인 이중항체 ‘JNJ-6372’와 레이저티닙의 병용요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전임상 결과 두 물질을 각각 단독으로 실험했을 때보다 병용으로 투약했을 때 드라마틱한 항암 효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ASH 치료제 YH25724는 독성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중반께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애널리스트는 “NASH 치료제로 출시된 제품이 없다”면서 “임상 3상 중인 약물도 많지 않으므로 개발 속도 측면에서 늦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YH25724는 GLP-1 유사체와 FGF21의 이중작용제로 각각 단독을 통해 이미 검증된 상호 보완적 작용 기전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임상 결과 지방증과 간염증, 섬유증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한양행 실적은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통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 연결기준 2019년 3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0% 늘어난 3955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8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전 분기 대비 크게 좋아지는 실적이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 이유로는 대형 품목의 약가인하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원료의약품(API) 수출 부진이 꼽힌다. 기술수출 3건에 대한 계약금은 매분기 90억원 이상 계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애널리스트는 “후보물질이 다음 임상단계로 진입할 때 수백억원의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된다”면서 “2020년 중반 YH25724의 임상 1상 진입, 길리어드에 기술수출한 NASH 치료제 전임상 진입 등으로 2020년 계약금을 제외한 마일스톤은 4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