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웰빙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상장 계획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출처=GC녹십자웰빙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GC녹십자웰빙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바이오 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GC녹십자웰빙이 IPO를 강행해 눈길을 끈다.

GC녹십자웰빙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수익실현에 성공하며 상장 청신호를 켰다. 또 고령화 흐름에 발맞춰 혁신신약은 물론 영양주사제,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해 내실을 다졌다. 매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존 바이오기업들과 상당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GC녹십자웰빙이 이번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시름에 빠진 바이오 업계에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효 GC녹십자웰빙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의료 시장의 트렌드가 치료(Cure)에서 예방(Care)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GC녹십자웰빙은 개인맞춤형 영양치료 솔루션을 제공해 전 인류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의 동반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스템 'PNT 솔루션'. 출처=GC녹십자웰빙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선도

2004년 설립된 GC녹십자웰빙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스템 'PNT(Personalized Nutrition Therapy) 솔루션'을 개발했다. PNT 솔루션은 녹십자 그룹과 연계된 9000여 개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사부터 문진, 처방까지 동시에 제공되는 시스템이다. 환자는 굿닥, 인바디, 제노플랜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와 결합된 검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생활 습관과 부족한 영양소에 대해 처방을 제안한다. 환자의 개별적 특성에 맞게 전문의약품, 영양주사제, 건강기능식품, 코스메슈티컬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처방을 내려 환자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 대표는 "천편일률적인 처방과 관리가 아닌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병의원에서 유전, 생활환경, 식습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의 건강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은 PNT 솔루션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영양주사제와 건강기능식품 등 기존 사업의 안정화에 힘입어 ▲혁신신약 암악액질 치료제 ▲프로바이오틱스 ▲코스메슈티컬 ▲천연물 기능성 소재 개발 등 신규 사업에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유 대표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속에서 GC녹십자웰빙은 PNT 솔루션을 중심으로 국내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대표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국내 태반주사제 시장 점유율 78% 차지하는 '라이넥'. 출처=GC녹십자웰빙

확실한 캐시카우 확보

GC녹십자웰빙은 영양주사제 사업으로 확실한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투여받아 화제를 모은 태반주사제 '라이넥'을 포함해 총 28개의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해 국내 영양주사제 시장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라이넥은 태반주사제 시장에서 7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GC녹십자웰빙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정맥주사인 '라이넥IV'의 임상 3상을 진행하며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영양상태가 불균형한 노인층을 중심으로 판매됐던 영양주사제는 최근 스트레스와 활성산소 증가로 젊은 층까지 수요가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은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병의원 검진 후 의사의 처방으로 구매 가능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Dr.PNT'와 일반 유통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이원화로 B2B, B2C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다.

향후 GC녹십자웰빙은 Dr.PNT의 성공에 힘입어 B2C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Ur.PNT'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 출시도 계획 중이다.

▲암악액질 치료제 ‘GCWB204’ 개발 전략. 출처=GC녹십자웰빙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GC녹십자웰빙은 또 다른 캐시카우 발굴을 위해 신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특히 '암악액질'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암악액질은 암이나 항암제에 의해 체중이 감소되고 근육이 소실되는 등 영양학적 대사 불균형을 초래하는 증후군이다. 이 증상은 삶의 질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기대 여명의 단축을 유발한다. 실제로 전체 암 환자의 10-20%가 체중감소로 인한 악액질 증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GC녹십자웰빙은 세계 최초로 암악액질 치료제인 ‘GCWB204’의 개발에 성공했다. GCWB204은 천연물 기반 의약품으로 부작용이 적어 장기 복용이 가능하다. 한국기업데이터 기술성 평가에서 AA등급을 획득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약물은 현재 독일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화를 고려하고 있다.

유 대표는 "GCWB204는 임상 2상 완료 후 기술 이전을 계획 중"이라며 "현재 독일, 인도, 호주 등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여러 제약사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은 천연물 기반 혁신신약 GCWB204을 개발한 기술역량을 토대로 건강기능식품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위 건강에 효과적인 ‘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 기능성 원료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GCWB107(체지방 개선), GCWB106(관절 건강) 등 여러 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고기능성 화장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계열사 녹십자랩셀을 통해 확보한 NK세포 배양액을 기반으로 개발된 코스메슈티컬 제품이다. GC녹십자웰빙은 이미 유아에게 필요한 보습 화장품인 ‘보비니’와 탈모방지를 위한 모발영양제 ‘비비스칼’로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향후 화장품과 의약품을 합성한 신조어인 코스메슈티컬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인 맞춤형 고기능성 화장품까지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개발 균주 특허 원료를 사용한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의 제품도 개발한다. GC녹십자웰빙은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선두 주자는 아니지만 유산균 전문 연구인력을 확보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신장기능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는 자체 균주를 개발하고 있다.

▲전문 GMP 생산시설 구축. 출처=GC녹십자웰빙

헬스케어 성장과 더불어 견조한 실적

GC녹십자웰빙의 견조한 실적은 코스닥 입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GC녹십자웰빙 매출액은 539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6%, 61.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27억원과 5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하면서 만성 적자에 빠져있는 기존 바이오기업들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GC녹십자웰빙은 다음달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 규모는 총 450만주로 전량 신주 발행된다. 희망 공모가는 9400~1만1300원이며, 총 공모 예정 금액은 423억~509억원이다. 이중 약 400억원이 오는 11월 착공 예정인 충북 음성군 소재 신공장 건립에 투입될 예정이다. 새로운 공장은 대지 1만평, 건평 5천평 규모로 2021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신공장 건립을 통해 의약품 생산력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는 "현재 음성공장 앰플 생산능력이 85~90%에 다다른 상태"라며 "정맥투여경로가 허가 나고 중국 진출까지 허가를 받게 되면 바로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신규 공장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어 "녹십자그룹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왔고 이제 하나씩 결실을 거두고 있는 상태"라며 "개인 맞춤 영양치료를 미래성장 먹거리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웰빙은 이날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오는 10월 1~2일 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다. 상장 이후 대주주 지분율은 녹십자 22.1%, 녹십자홀딩스 12.4%, 녹십자셀 0.2%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