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조각사가 10월 10일 출시된다. 출처=카카오게임즈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달빛조각사' 성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개발사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 투자뿐만 아니라, 재추진 준비 중인 IPO(기업공개)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5일 달빛조각사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게임 콘텐츠와 출시일을 공개했다. 천재 게임 개발자로 유명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달빛조각사는 10월 9일 사전 다운로드를 거쳐, 다음날인 10일 앱 마켓에 정식 출시된다.

카카오게임즈, 동반자 엑스엘게임즈와 달빛조각사 흥행 총력

달빛조각사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출시한 '테라 클래식'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는 모바일 MMORPG다. 캐주얼, 수집형 RPG 대비 콘텐츠가 방대하고 ARPU(가입자당매출액) 규모가 큰 MMORPG는 주요 게임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앱 마켓 최고 매출 상위권은 대부분 MMORPG가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 흥행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1세대 PC온라인 게임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송재경 대표와 MMORPG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카카오게임즈의 니즈가 상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8월 달빛조각사 퍼블리싱 계약 체결 이후, 이 게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워온 바 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엑스엘게임즈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동반자의 관계로 걷고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는 엑스엘게임즈의 간판 PC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위치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다. 양사는 여러 방면에서 협업을 이어가며 상생 모델을 찾고 있다.

▲ 달빛조각사 미디어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카카오게임즈 김태형실장, 엑스엘게임즈 최관호대표,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본부장, 엑스엘게임즈 김민수 이사. 출처=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달빛조각사를 품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기존 달빛조각사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라인과 엑스엘게임즈는 협의 하에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했고, 엑스엘게임즈 자체 서비스 소문도 시장에 흘러나왔다. 이러한 소문도 지난해 8월 카카오게임즈가 공식적인 퍼블리셔로 못박으면서 잦아들었다.

IPO를 재추진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즈는 올 한 해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 회사는 기존 라인업 매출이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 모멘텀이 절실하다. 비교적 장기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MMORPG는 카카오게임즈의 니즈와 부합한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MMORPG만 2종이다.

IPO 과정에서 기업의 매출 규모 확대는 공모가에도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PC 퍼블리싱 라인업인 배틀그라운드와 패스오브엑자일에 이어,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출시를 통해 매출 규모 확대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에 달빛조각사 흥행은 카카오게임즈 IPO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는 간담회 자리를 통해 “올해는 캐주얼 게임 장르뿐만 아니라 코어 게임 장르, PC 온라인, 모바일 두 플랫폼 모두 다양한 장르 게임을 선보여 이용자 지지와 장르 다각화 운영 서비스 등에서 유의미한 시간을 가졌다”면서 “달빛조각사로 또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출시 전 반응 긍정적…착한 BM과 과열 경쟁 구도는 변수

달빛조각사는 12년간 연재돼 두터운 인지도를 쌓은 원작 IP의 힘과 송재경 대표의 인지도 영향으로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실제 이 게임은 지난 8월 말부터 시작한 사전예약에 250만명 이상이 몰렸으며, 25일 미디어 간담회 이후 출시일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강도가 낮은 비즈니스모델(BM) 채택과 치열한 경쟁구도 형성은 변수로 다가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미디어 간담회서 유료 상품이 게임 플레이에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RPU를 낮춰 이용자 간 격차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페이투윈(PaytoWin)을 지양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이용자 풀을 늘려 서비스 수명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강도가 낮은 BM을 채택한 모바일 게임들의 최근 성과는 크게 좋지 않았다. 초기 대량의 이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해도 이를 사업적인 성과로 이을 BM이 약해 궁극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역설적이게도 하드한 BM을 채택한 게임들이 성공하는 모습이 게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 출시 예정인 MMORPG와 출혈적인 경쟁도 예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넥슨의 V4가 지목되고 있다. 11월 출시 예정인 두 게임은 사전예약 지표부터 게임 콘텐츠까지 달빛조각사의 장기 흥행에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록버스터급 게임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처럼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 흥행에 보다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외형적인 성장과 IPO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달빛조각사의 흥행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경쟁작보다 약 1개월 가량 빠르게 출시하는 이점을 통해 달빛조각사 성공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