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조각사가 10월 10일 출시된다. 출처=카카오게임즈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가 오는 10월 10일 출시한다. 바람의나라, 리니지, 아키에이지 등 원작 만화·소설을 기반으로한 대작 MMORPG를 탄생시킨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주도한 첫 모바일 MMORPG인 만큼 원작 팬과 게이머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달빛조각사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이시우 모바일 퍼블리싱사업본부 본부장,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개발 총괄 대표와 김민수 이사가 참석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는 달빛조각사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면서 “원작 소설을 게임으로 구현하는 게 쉽지 않은데 MMORPG 거장 송재경 대표님과 엑스엘게임즈에서 심혈을 기울여 멋지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개발했다. 과금도 지나치게 하드코어하지 않으며 경쟁이 즐거운 게임”이라면서 “제가 20여년 전 처음만든 MMORPG가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인기 원작 + 송재경…‘시선 집중’

달빛조각사는 인기 판타지소설을 게임에 이식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원작 소설 달빛조각사는 남희성 작가가 지난 2007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올해 연재 권 수 58권을 끝으로 13년만에 마무리된 대작이다. 장기간에 걸쳐 연재된 만큼 누적 구독자수 530만명, 누적 조회수 3억4000만건, 도서 판매부수 85만권 등 대기록을 세웠다. 소설은 주인공 ‘이현’이 가상현실 게임 ‘로열로드’에 접속해 성장과 모험을 전개하는 이야기다.

원작 IP의 힘이 입증된 상황에서 스타 개발자 송재경의 손길이 닿으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한국의 1세대 스타 개발자로, 바람의 나라, 리니지, 아키에이지 등 걸출한 MMORPG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원작 만화와 소설 등을 성공적으로 게임화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다는 평이다.

카카오게임즈도 게임 마케팅 과정에서 ‘송재경’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광고 영상에서도 ‘달빛조각사X송재경’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 게 그 예다.

다만 이번 신작 달빛조각사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만큼 개발에 난항을 겪었을 가능성도 나온다. 송 대표가 여러 개의 명작을 만든 건 사실이지만, 모바일 게임에선 아직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달빛조각사를 통해 모바일 MMORPG 개발력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출시 전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말 시작한 달빛조각사의 사전예약은 하루만에 100만명을 넘겼고 이달 24일 기준으로 250만명을 넘겼다. 유튜브에 올라온 광고 영상에서는 원작 마니아들이 댓글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MMORPG의 본질, 설렘·기대·커뮤니티 등 담았다

달빛조각사는 원작의 스토리를 컴팩트하게 축소하는 한편 이용자가 주인공 이야기를 중심으로 등장인물의 발자취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메인스토리에 살을 덧붙이기도 했다.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며 소설 속 사건에 동참하는 방식이다. 론칭 시점에서 원작의 2권 정도의 분량을 구현했으며 게임의 업데이트 방향은 소설의 이야기 전개와 같이 간다.

게임 캐릭터는 4등신의 아기자기한 모습이며 50여종의 얼굴과 헤어스타일, 성별을 고를 수 있다. 캐릭터가 아이템을 장착하면 외형이 변하는 디테일은 놓치지 않았다. 론칭 시점에서 직업은 5개로 전사, 궁수, 마법사, 성기사 그리고 무직이다. 무직을 선택하면 향후 나머지 4개의 직업 중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원작의 핵심 요소인 조각사 직업을 택할 수 있다.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며 모바일에 맞게 자동 파티기능이 마련됐다. 20인 레이드 콘텐츠도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유니크 아이템과 희귀 제작재료 등을 얻을 수 있다. 자동 사냥이 도입되어있지만, 이용자가 아예 손을 놓아도 되는 환경은 아니다. 김민수 엑스엘게임즈 이사는 “RTS 게임에서 ‘어택 땅’을 하는 수준으로 구현했다”고 언급했다. 사냥시 어느정도의 컨트롤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달빛조각사의 차별화된 핵심 콘텐츠는 ‘조각’이다. 이용자들은 조각 제작 의뢰를 하고 하우스를 꾸미고 다양한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콘텐츠에서 강화와 컬렉션 등의 요소가 구현됐다. 그 외에도 길드간 전투, 1대1 전투, 1대다 전투, 펫, 채집, 생활콘텐츠 등이 구현됐다. 

▲ 달빛조각사 게임 플레이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달빛조각사 게임 플레이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페이투윈 아닌 ‘착한 과금 채택’…“오래 가겠다”

착한 과금 모델을 채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 없어도 게임 내 모든 재화를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걸 원칙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송재경 대표는 사냥이나 제작, 레이드를 통해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거래소를 통한 아이템 판매, 구매도 가능하며 거래소 이용은 게임 내 획득 재화로 가능하다.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모바일사업본부 본부장은 “과금의 경우 핵심 재미를 해치지 않고 보조제 역할로서의 상품만 준비했다”면서 “원작을 반영한 가방, 버디, 버프 등 아이템과 꾸미기 아이템 등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형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 사업본부 실장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빠르게 올리는 것보다는 게임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면서 “유저 이탈을 막고 장기간 매출을 내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양사에게 압박이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앞서 ‘착한 과금’을 선언하며 출시한 몇몇 게임들이 있었지만, 출시 초기 주목을 받다가 금세 힘이 빠지는 모습을 연출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달빛조각사가 선례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