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헬릭스미스가 진행한 미국 임상 3상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이 확인,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2020년 유상증자에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2020년 9월 유상증자 가능성은?

나한익 헬릭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4일 보유 자금 1000억원대에서 유상증자를 했는데 2020년 9월께 다시 1000억원 가량이 남았을 때 또 유상증자를 할 것이냐는 주주의 질문에 “헬릭스미스가 보유한 자금은 2300억원”이라면서 “2020년 이맘 때는 1500억원 이상 현금이 있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후 8개월만인 올해 5월 28일 유상증자를 결정해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증자 목적은 CB 발행 당시와 유사했다.

헬릭스미스는 당시 주요 파이프라인인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 미국‧유럽 3상,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VM202-ALS) 미국 2상의 임상 진행을 위한 비용, 마약성 진통제를 VM202-DPN으로 대체하기 위한 추가 임상, 신약허가신청(BLA) 비용, 마케팅 비용, 연구개발(R&D), 마곡R&D센터의 시설 및 설비 비용인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증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나한익 CFO는 무리한 유상증자가 아니었냐는 주주의 질문에 “기억하기로 당시 현금 보유액이 900억원 중반대였다. 연말에는 400억원이 남았을 것. 대출금이 700억원으로 마이너스(-)300억원이 될 수 있었다”면서 “당시 유상증자를 하지 않았다면 만약이라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 등이 왔을 때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상황. 무리한 유상증자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임상 3상 데이터 도출 실패, 사전 유출 가능성은?

헬릭스미스는 앞서 임상 3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곤혹을 치렀다. 해당 소문이 이번 임상 3상 데이터 도출 결과와 유사해 사전 유출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제기되는 의혹에 선을 그었다. 올해 7월 임상 3상에서 사용된 약물의 라벨(Label)이 잘못돼 임상 3상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루머를 만들어 비전문가들에게 최대한 공포를 주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오늘의 베스트 루머 모음으로 선정했다.

헬릭스미스는 당시 “이 루머는 완전히 거짓이며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면 명백한 사기로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지난 15년 동안 헬릭스미스는 영국과 미국의 위탁생산기업(CMO)에 의뢰해 원료물질(DS)와 완제품(DP)를 만들어 왔다. 라벨링은 DP가 만들어진 후에 병에 딱지를 붙이는 작업이므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완제품을 만드는 CMO에서 터졌을 것이지만, 이런 사건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이날 “헬릭스미스의 주가가 내려가길 원하는 사람들이 거의 모든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지금 와서 그 중 하나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주주는 “올해 3월 이후 6개월 동안 기관 공매도가 200만주 이상이 발생했다”면서 “최근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이런걸 예상한 것이 나온다. 정보가 유출됐다고밖에 안 보인다”고 질문했다.

김선영 대표는 “정보 유출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면서 “데이터는 지난주 임상수행위탁기관(CRO) 분석 후 봤다. 그전에 사실을 알았다고 하면 제 머리 위에 있는 것. CRO를 해킹하면 모를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 취소하나?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한 주주는 김 대표에게 “자식에게 주식 증여를 했는데 취소하고 싶은지?”라고 질문했다. 김 대표는 “지금으로선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향후 상황을) 보겠다”고 답했다.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및 김홍근 씨 헬릭스미스 주식 보유 내역. 출처=전자정보공시시스템

김 대표는 지난달 8일 자녀인 김홍근 씨에게 의결권이 있는 주식 34만 1125주를 증여했다. 해당 주식의 처분가액은 약 535억 9074만원 규모로 추산된다. 증여에 따라 김 대표의 지분율은 10.26%에서 8.30%로 감소했다. 김홍근 씨는 총 34만 6993주, 지분율 2.03%로 김 대표 다음으로 많은 헬릭스미스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주주들은 김 대표에게 장내매수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장내 매수를 할 여력은 상실한 상태”라면서 “대신 절대 팔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증여세와 관련해 증여를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