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마켓컬리가 다시 한번 ‘친환경’을 필두로 새벽배송 업계의 선두주자로 나선다. 마켓컬리는 25일 모든 주문부터 적용되는 샛별배송에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전환하는 ‘올페이퍼챌린지’ 시작을 24일 공식화했다.

핵심은 단순히 배송박스만 종이로 교체하는 것이 아닌 완충 포장재와 파우치, 테이프 등을 전부 종이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이는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한 마켓컬리가 과대포장 이미지를 개선하고 소비자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컬리는 그동안 과대 포장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배송에 주력하는 사업 특성상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비닐 포장 등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꾸는 방안을 내놨다.

우선 샛별배송 냉동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는 모두 친환경 종이 박스로 전환된다. 비닐 완충 포장재와 비닐 파우치, 지퍼백, 박스 테이프 등 배송 상품 포장재도 모두 종이로 변경해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냉동배송에 필요한 아이스팩은 100% 워터팩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마켓컬리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왔다”면서 “이제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배송 포장재의 점진적이고 완전한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연결고리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이 이뤄지는 지역부터 냉동제품 보랭 박스에 종이 포장재를 먼저 도입한 뒤 일반 택배배송 지역은 순차적으로 포장재 전환을 추진해 2021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할 계획이다. 마켓컬리의 전체 배송 상품 중 샛별배송의 비중이 약 8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교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마켓컬리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켓컬리는 그동안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고, 이번 포장재 교체 등으로 비용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5년 설립 첫해에 연매출 29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174억원, 2017년 46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800억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새벽배송 경쟁이 가열되면서 줄곧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해 영업손실 336억 7646만원을 기록해 적자규모가 전년 대비 약 3배 늘었다. 매출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자만 적자폭도 함께 커지고 있는 셈이다.

마켓컬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가 회사가 생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새벽배송 생태계에서는 옳은 일을 해야 기업이 영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회사의 수익과 이익보다 믿을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이 행복하려면 결국 그 위에 환경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가 계속 커지면 기존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팀 리더는 “규모가 작았던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쓱배송 등 경쟁 업체의 등장으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마켓컬리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며, 경쟁사를 의식하기보단 마켓컬리가 앞으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비용 절감을 잘하는 회사다. 배송비, 주문처리 비용 등은 매출액 대비 계속 줄이고 있고, 한 건을 배송할 때 돈을 남기는 공헌이익 역시 2년 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브랜드와 고객 가치를 위해 투자하는 이 기간이 끝나면 이익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향에 대해선 아직까지 미지수다. 현재 마켓컬리는 서울·경기 지역 위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전국으로 새벽배송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남양주와 죽전 두 곳에 물류 센터를 추가한 상태다. 내년에는 서울 서북권에 물류센터를 확장할 예정이지만 그 외의 지역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 새벽배송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시작한 종이 포장이 경쟁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줄지는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이미 경쟁업계에서는 비슷한 친환경 포장정책을 개발 중에 있고 이미 시행중인 부분이기도 해 큰 차별화 된 요소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