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브스가 수행한 미 주택시장 조사에서 일리노이주의 피오리아가 최악의 도시로 선정됐다.    출처= Youtub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주택 시장은 2012년 폭락으로 바닥을 친 이후 지금까지 적어도 7년 동안 견고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10년째 호황에 접어들면서 몇몇 산업과 업종에서 약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 주택 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진다고 포브스(Forbes)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기지 금리는 하락하고 있지만,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요가 몰리는 인기 있는 시장에서는 대부분 공급이 빠듯하다. 그 외 다른 주택 시장에서도 주택 거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주택 경기 침체가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금융정보 사이트인 고뱅킹레이츠닷컴(GoBankingRates.com)이 미국의 5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어느 시장이 주택가격보다 대출이 높은 깡통주택이 많은 지, 그리고 압류주택 비율이 얼마나 되는 지, 주택 중간값의 변화는 어떠한 지, 주택이 시장에 나온 후 얼마만에 매매가 이루어지는 지, 할인율은 얼마나 되는 지 등을 조사했다. 고뱅킹레이츠닷컴은 이 조사에서 각 도시를 분석하고 이런 요인들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겨 상위 50개 도시 목록을 작성했다. 1위가 최악의 도시를 의미한다.

이러한 주택 시장들 사이에는 상당한 지리적 차이가 있지만, 거의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이 도시들 중 대부분이 지난 40년 동안 탈산업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코네티컷, 일리노이, 오하이오 같은 도시와 주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스트 벨트에 있다는 것만으로 이번 연구에 특성으로 나타난 주택 시장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최악의 50개 시장에 가장 많은 도시가 포함된 세 개의 주는 다음과 같다.  

플로리다주

플로리다는 주택 시장에 관한 한 좀 복잡한 주다. 이 주는 1920년대 플로리다의 토지 붐이 일어났을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래전부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곳이다. 이 곳의 부동산은 국내 주택 구입자들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종종 부채질되기도 한다. 플로리다 도시권에는 주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서도 소득 불평등이 만연해 있다. 미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플로리다 도시권에서 미국 소득 기준으로 상위 1%와 하위 99%가 가장 극명하게 구분되는 지역은 네이플스(Naples), 키 웨스트(Key West), 세바스찬(Sebastian), 베로 비치(Vero Beach) 등이다.

인구통계학적 구조도 주요 변수다. 플로리다의 많은 도시들은 인구는 많지만 은퇴자들도 많다. 이들은 은퇴하고 주택을 줄여 가는 사람도 있고, 은퇴 시기에 성인 자녀들이 다시 돌아와 집을 늘리는 사람들도 있다. 15개 플로리다 도시 중 11개 도시에서 60세 이상 노인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네이플스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이 인구가 61%가 넘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택 압류율이 플로리다 평균보다 높다. 또 리버뷰(Riverview)는 주택 압류율이 796채 중 한 채로 최악의 주택 시장 13위에 올라있고, 잭슨빌(Jacksonville)은 주택 압류율이 814채 중 한 채로 796채 중 한 채로 최악의 주택 시장 35위에 올랐다.

▲ 볼티모어는 빚이 자산가치보다 높은 깡통주택 비율이 26.5%로 조사 도시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출처= Baltimore Fishbowl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의 도시도 최악의 50선에 몇 개나 포함됐는데, 모두 버지니아 비치(Virginia Beach)-노포크(Norfolk)-뉴포트 뉴스(Newport News) 도시권 지역에 있는 도시다. 버지니아주의 많은 도시에서 집값이 지난 2년 동안 꽤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이른 바 깡통주택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깡통주택의 비율은 8.2%다. 그러나 이에 비해 버지니아에서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낮은 서포크(Suffolk)도 깡통주택 비율이 14.8%나 된다. 뉴포트 뉴스의 경우 깡통주택의 비율은 전체 주택의 5분의 1에 육박하고 노포크의 깡통주택 비율은 20.6%에 달한다. 여기에 포츠머스(Portsmouth)는 주택 압류율이 730채 중 한 채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일리노이주

일리노이는 최악의 50개 주택 시장에 9개 도시가 이름을 올렸다. 일리노이주에서 주택소유의 가장 불리한 점 중 하나는 재산세다. 일리노이주 일부 지역의 부동산세는 3%가 넘는다.

일리노이주에서 최악의 주택시장은 피오리아(Peoria)다. 질로우에 따르면 피오리아의 집값 중간값은 2017년 7월 약 14만 2000달러에서 2019년 7월 12만 4450달러로 2년 새 16%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주택의 5분의 1 이상은 대출이 집값보다 많은 깡통주택이다.

다음은 이 번 50개 최악의 주택 시장 중 상위 10개 도시 목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