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를 설립한다. 자율주행 레벨 4~5 수준을 갖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톱 플레이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제품을 생산하는 전문 기업이다. 자율주행 차량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앱티브의 핵심 사업 분야 및 개발 역량 강화 분야 역시 자율주행이다. 앱티브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와 ‘누토노미’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린 바 있다.

현재에는 자율주행 레벨 4~5 수준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보스톤,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 및 개발하고 있다.

◆ 협업 아닌 공동 개발…'자립' 위한 현대차의 정공법

자동차업계에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JV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기술 자립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정공법’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전장업체, IT 기업이 연합하면서 IT 기업이 주축이 된 자율주행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래차 시장에서는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IT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에 거는 업계의 기대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 JV 설립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고 인간중심에 기반하는 완벽한 ‘이동의 자유(Freedom in Mobility)’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고객가치를 높이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앱티브 케빈 클락(Kevin Clark)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ADAS를 비롯한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 앱티브의 시장 선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사 주요 경영진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되며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