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보험업계가 내년 실적 개선 모멘텀에 진입할 거란 분석이 나와 보험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23일 “보험업의 연간 이익이 올해로 저점을 지나 내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생명보험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보험부채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발할 것으로 보이며, 손해보험은 손해율 악화 요인들이 완화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생명보험사별 보유계약-신계약 내 저축성보험 비중 추이.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저축성보험 줄이자…체질개선 효과 드러나는 생명보험

보험사 입장에서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보다 지급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판매가 더 쉽다. 때문에 과거 업계에서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당시엔 경제성장과 함께 인구도 늘면서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계약으로도 이어지는 사례가 잦았지만 보험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보험부채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지적됐다.

생명보험 업계는 이후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새로운 계약건수의 감소, 사업비의 증가, 투자손익 둔화 등으로 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바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13년도 이후부터, 한화생명은 2016년, 동양생명은 2017년 이후 저축성보험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 저축성보험의 경우 보장성보험과 달리 만기에 환급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만기 도래 계약이 신계약보다 많으면 당기에 지급률이 급증하게 된다. 지급률 상승은 곧 보험손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근 보험부채 구조조정이 생명보험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환급금 비용을 제외한 보유계약의 마진은 개선되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 생명보험사 합산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 지급률 추이와 환급금 제외한 보험손익 추이.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정태준 유안타증권 CFA는 “생명보험은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부담요인이던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지난 수년간 줄여오면서 내년부터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정 CFA는 “경상적 투자손익도 자산 듀레이션 확대 기조와 시장금리 급락으로 인해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이 또한 내년부터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 CFA는 동양생명을 추천했다. “동양생명의 경우, 2016년에서 2017년에 판매했던 일시납 저축성보험 상품들의 만기도래가 시작돼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고금리 시절 저축성보험 경쟁에 참여하지 않아 비중도 가장 낮다”고 이유를 밝혔다.

▲ 손해보험업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 추이와 위험보험료 및 발생손해액 추이. 출처=보험연구원,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손해보험, ‘보험요율 인상+발생손해액 증가율 완화’에 기대 건다

손해보험의 경우 손해율 악화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손해보험의 경우 생명보험처럼 저축성보험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인해 장기 이익 침체를 겪지는 않지만 그만큼 보험부채 구조조정보다 당장의 합산 비율 개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합이다. 보통 합산비율이 100이하면 보험영업에서 수익, 100이상이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추정한다.

올해 손해보험업계는 장기보험 손해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상승, 순사업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나친 손해율은 보험료 인상의 강력한 근거인 만큼, 충분한 보험요율 인상의 개연성이 높아졌고 발생손해액 증가율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사업비도 증가세가 완화되는 추세에 들어서 종합적으로 보험영업이익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손해보험사 합산 자동차보험 비대면 채널비중과 사업비율 추이와 자동차보험 사업비율 추이. 출처=유안타증권 리서치세터

정 CFA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초에 원가 인상분의 절반만큼만 보험요율을 올림에 따라 악화됐지만 6월 원가 인상분만큼 보험요율을 올렸기 때문에 손해율 개선 사이클이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년마다 갱신되는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보험요율 인상 시 새로운 상승 주기를 맞게 된다는 설명이다. 비대면 채널 비중 확대도 합산비율 개선효과에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위험손해율 또한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연초 실손보험요율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 가운데 실손보험금 청구액이 급증하여 크게 악화됐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당국에서 과잉 진료 방지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청구액 증가세는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종목으로는 삼성화재가 추천됐다. 정 CFA는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판매경쟁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사업비율이 크게 오르지 않은 가운데 강한 점유율과 언더라이팅(예상되는 위험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험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일) 역량으로 손해율도 낮아 합산비율이 가장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