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 72.7×60.6㎝ Mixed media on canvas, 2015

장지원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세 가지 단상을 추슬러 본다면 첫 번째로, 백색 톤의 화면에 아로새겨져 있는 이미지는 현상을 초월함으로서 도달하려는 어떤 종교적 이상향을 보여준다. 다만 예술지상주의를 꿈꾸는 탐미주의의 유혹에 침몰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둘째, 장지원의 그림에서 보이는 개방적인 자의식이 가지는 투명성은, 진실과 현상, 본질과 표피를 가르는 이분법적 논리와의 완벽한 대화에서부터 비롯된다. 장지원은 즐거움의 가르침을 그림으로 구축하는 과정을 통하여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질서를 기반으로 하는 끝없는 미적 탐구인데, 이는 작가의 인생과 함께하여 온 기나긴 여정이다. 미래로의 낭만적인 여행은 과거를 온전히 품을 수 있을 때 가능한 법이다. 지난한 창작의 외길에 친근한 벗들로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조연들이 있어 행복한 여행이었을 것이다. 예술을 온 몸으로 뜨겁게 끌어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숨겨진 차원, 33.3×24.2㎝ Mixed media on canvas, 2016

장지원(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은 수년간 그녀의 창작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작가이다.

최근에 시작한 조각 작품들도 물성만 바뀌었을 뿐 회화의 연장으로 읽혀져야 할 것이다. <숨겨진 차원>은 작가가 평생 천착하여 온 화두이자 숙명처럼 여겨진다. 이미 완숙기에 접어든 그녀의 아름다운 회화에 숨겨진 차원을 찾아 여행하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함일 것이다.

△글=이종호(미술평론가, 청학대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