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 227.3×181.8㎝ Mixed media on canvas, 2008

어려서 내가 자란 곳은 정릉인데 불행하게도 초등학교가 불이 나 모두 타버렸다. 학생들은 임시로 이곳저곳에서 수업을 받았고 나는 청수장이란 곳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그 지역은 풍경이 아름답고 계곡이 있었고 절(寺)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큰 소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어 많은 사람들의 휴양지가 되었다.

계곡을 가로질러 돌다리가 아름답게 놓여 있었다. 때때로 미술대학생들이 이곳저곳 이젤을 펴놓고 유화나 수채화를 그리는 풍경이 나에겐 참으로 경이로웠다. 그 시절 나는 미술책을 펴놓고 크레용으로 그림 카피하기를 즐겼는데 어느 날 오빠가 보시더니 많이 칭찬해 주셨다.

그 후 크레용과 크레바스를 사다 주셔서 고마웠고 행복했었다. 오빠는 나보다 12살 위인데 동생들을 많이 사랑해주셨다. 오빠도 그림을 잘 그려 마른바가지에 그림을 그리고 가구디자인을 특히 잘 그리셨다.

▲ 숨겨진 차원, 33.3×24.2㎝ Mixed media on canvas, 2008

나는(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 중2학년 때 미술부에 들어가 활동을 했는데 학교가 끝나면 매일 큰 스케치북에 수채화나 데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주일이면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을 돌며 고궁의 풍경을 스케치하고 그것이 끝나면 신문회관갤러리, 중앙공보관에서 그림을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글=화가 장지원, 계간수필, 2019 여름호 통권96호, 예술가의 수필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