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중반에 못미치는 2.3%로 전망했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 반등세(전기대비 1.0%)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며 경기 동행·선행 지수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중반에 못 미친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현재 국내·외 경제동향과 2020년 한국 경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 IMF의 주요국 및 경제권역별 경제성장률 전망. 출처=IMF, 현대경제연구원

신흥국 기저효과·통화정책 기대로 회복세…선진국 ‘둔화’ 예상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세계 경제는 신흥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경기 둔화가 예상되어 전체적으로는 미약한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 영향에 따르는 제조업 경기·투자 부진 등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은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고 고용 개선의 영향 등으로 경기 흐름이 소폭 양호해지겠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 등 하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수출·생산이 부진하고, 소비세 인상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되는 등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은 기저효과, 금리 인하기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 기대로 올해 대비 양호한 경기 흐름이 예상되나 중국의 성장세는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교역은 세계 경제의 미약한 반등, 보호무역주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수출입 증가세 역시 소폭 개선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 OPEC 감산 합의 이행 및 미국산 원유 공급 증가 등의 원인으로 올해 유가는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2020년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의 미약한 반등과 공급 누적 등으로 하락세 유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환율 전망의 경우 달러화 및 유로화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엔화는 강세, 위안화는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 달러화와 유로화는 각각 미국 및 유로존의 경기 둔화 지속 및 완화적인 통화정책 지속으로 약보합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엔화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 부각에 따르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는 중국의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에 대응한 외환당국의 위안화 절하 용인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경제성장률(전년동기대비) 전망. 출처=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

2020년 韓 경제성장률 ‘2.3%’ 전망…올해 보단 낫겠지만 ‘약한 경기 흐름’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대비 소폭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부진한 내수 경기 흐름, 수출 경기의 미약한 회복 등을 고려한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2019년 및 2020년의 경제성장률(2019년e 2.1%, 2020년e 2.3%, 전망치 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 부문 중 민간소비는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일자리 증가 제약으로 증가세가 미약할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경기 흐름상 투자또한 경제 성장세를 이끌 동력이 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주요 선진국 경제의 둔화 등을 고려하면 국내 수출은 증가세가 나타나더라도 그 강도는 약할 것이란 예상이다. 

▲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민간소비 증가율(전년동기대비) 전망. 출처=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미약하게 회복될 거란 전망이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지속과 노동시장의 소폭 개선, 시장이자율 하락에 따른 이자 부담 완화 등은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제한적인 양질의 일자리 증가, 경기 둔화 우려 확산에 따르는 소비심리 악화 등이 민간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신규 착공 건수 감소 및 일부 지역의 미분양 주택 수 증가세 등으로 2020년까지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겠지만 공공주택 공급계획, 도시재생 사업 확대, SOC 투자 등의 정부 정책 영향이 긍정 요소로 작용하면서 부진세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설비투자는 2020년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올해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에 더하여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 지속 등에 따라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국내의 주요 수출국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설비투자 증가폭 확대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대외거래 전망. 출처=한국은행, 현대경제연구원

마찬가지로 2019년 수출 감소의 기저효과와 더불어 2020년 세계 경제 둔화세 개선, 반도체 경기 회복 등으로 수출증가율의 플러스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 중국의 경기 둔화추세 지속 등으로 반등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2020년에 상승폭이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요측 압력은 제한적이지만 원자재·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이 공급측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하락, 신규 취업자 수는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제조업 구조조정 영향 완화,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 등이 실업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대 정책 등으로 신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고용지표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회복세 확대가 시급히 요구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우선적으로 확장적‧효율적 재정집행, SOC 조기 착공, 규제 개혁 노력의 현실적인 결실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