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분상제) 발표 이후 주춤했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4주 연속 상승했다. 당초 10월로 예정된 분상제 시행 시점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강세에 이어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다시 상승세에 합류해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 출처 = 부동산 114

20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7%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 변동률이 0.21%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분상제 시행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지만, 추석 연휴로 인한 2주분의 시세 조사분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0.0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도시와 경기 인천 매매가 변동은 각각 0.02%와 0.01%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전세가격은 서울이 0.02%로 전주와 동일한 변동률을 나타냈다. 반면 신도시는 0.04%, 경기 인천은 0.02% 올라 지난주 대비 오름폭이 다소 커졌다. 

▲ 지난 8월 둔촌주공.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지역 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송파 △0.20%, 강남 △0.14%, 강동 △0.14%, 양천 △0.10%, 성북 △0.09%, 용산 △0.08%, 관악 △0.07%, 동작 △0.05%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매매가 오름폭이 커졌는데 개포주공과 둔촌주공아파트가 대표적이다. 강남 개포주공 1단지가 4500만~5500만원, 도곡동 역삼우성아파트가 2500만~3000만원 올랐다. 강동은 둔촌주공이 1000만~5000만원 올랐다. 

신도시는 동탄과 위례 △0.05%, 판교와 광교 △0.04%, 중동 △0.03%, 평촌 △0.01% 순으로 상승했다.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신도시에 새 아파트가 분양을 시작하면서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경기 인천은 과천과 얀양 △0.06%, 성남 △0.05%, 광주 △0.05%, 광명 △0.04% 순 상승한 반면, 안성 ▽0.06%, 평택 ▽0.05%, 이천 ▽0.05%, 고양 ▽0.02% 등은 하락했다. '프리미엄'에 덤까지 붙을 개발호재가 있는 과천은 별양동 주공4단지가 1500만원 상승했다.

▲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 사진=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전세가격은 송파 △0.07%, 성북 △0.06%, 양천 △0.04%, 구로 △0.04% 등 순으로 상승한 반면 새 아파트의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난 강동은 ▽0.18% 떨어졌다. 송파는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잠실동 잠실엘스 중소형이 1000만~3500만원 올랐다. 반면 강동은 고덕동 고덕IPARK가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1000만~4000만원 떨어졌고, 암사동 선사현대, 광나루삼성 등도 500만원 빠졌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근처 공인중개업자의 말에 따르면, 주변 시세가 7억 대인데 고덕 그라시움의 전세는 현재 59m2이 4억~4억2천만원, 84m2 5억5천만~6억 선이다.

신도시는 동탄과 광교 △0.12%, 파주 운정 △0.09%, 위례 △0.08%, 김포한강 △0.07%, 판교 △0.04% 순으로 올랐다. 눈에 띄는 건 파주 운정 1기 신도시인 와동동 가람마을8단지동문굿모닝힐이 250만~500만원 상승했다는 점이다. 

경기 인천은 의정부 △0.09%, 안양 △0.08%, 의왕 △0.08%, 과천 △0.07%, 화성 △0.07%, 성남 △0.05% 순으로 상승한 반면, 군포 ▽0.06%, 안성 ▽0.05%, 하남 ▽0.04% 등은 떨어졌다. 

이날 부동산 114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저금리 유동성 효과가 국내 주택시장에도 유입되는 분위기다. 16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상품에 사흘동안 5만건 이상 접수, 약 10조원이 신청됐다. 10월에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유동성 효과와 더불어 분상제 시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조짐이다"며 "전세시장은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새 아파트와 중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수요층이 유입되는 모습인데, 서울 강동구 등 몇 지역을 제외하면 전세가격의 견조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