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용산아이파크몰 극장 로비. 출처= CJ CGV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는 다양한 채널들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영화관들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극장 CJ CGV(이하 CGV)는 지난 2분기 대형 흥행작들의 개봉으로 약점으로 이야기됐던 국내 실적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타 눈길을 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은 CGV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주가는 3만원 대에서 머물러있다. 

결국 행동이다. CGV는 대응을 시작했고, 그 변화의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내-해외의 고른 성장, 2019년 2분기 
 
올해 2분기 CGV는 매출액 4819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2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약 19%, 늘었다. 가장 놀랄만한 성장률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2분기 CGV의 영업이익은 3억원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35억원을 지난해 대비 성장률로 계산하면 무려 7733.3%다. 물론 지난해 영업이익이 심하게 부진했던 것과 비교되는 일종의 기저효과로 볼 수 있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분기 실적에서 많은 영업이익이 난 것 자체는 긍정적이다. 
 
▲ 출처= CJ CGV

실제로 지난해 2분기 CGV의 연결 실적으로 계산되는 5개 국가(한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의 법인 중 3개 국가(한국·중국·터키)의 법인에서 영업적자가 났다. 경제위기로 인한 환율 문제가 맞물려있는 터키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와 중국이 부진했던 원인은 박스오피스 관객 수의 감소였다. 그러나 올해 2분기는 터키를 제외한 CGV의 모든 법인에서 영업이익이 발생하며 흑자전환 했다. 

일말의 불안은 있다. 박스오피스 관객 수는 어디까지나 작품의 흥행에 달려있고 현실적으로 극장이 여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 CGV의 유일한 걱정은 터키의 부진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재정이다. 

 
‘터키 불안’의 이유 
CGV 터키법인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환율’이다. 터키 리라화의 가치 폭락으로 CGV가 현지에서 얻는 수익의 원화 가치도 현저하게 떨어졌다. 
 
터키의 정국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2016년 터키 군부의 쿠테타를 진압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인인 앤드류 크레이그 브런슨(Andrew Craig Brunson) 목사가 쿠테타와 연관돼있다는 이유로 가택연금 조치를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정부에 석방을 요청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류 목사가 석방되는 날까지 터키에 대한 경제 재재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규모 18위의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40%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의 계속된 제재로 인한 압박을 견디지 못한 터키는 2018년 10월 12일 앤드류 목사를 석방했다. CGV가 터키에 진출한 2016년 4월 약 400원대였던 1리라의 환율은 2018년 8월 161원까지 가치가 떨어진다. 이 기간 동안 CGV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 최근 5년 터키 리라화 환율 추이와 CGV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 금융

계속된 불안, 특단의 대책 
지난 3개월 CGV 주가의 최고가는 7월 12일의 4만400원이었고, 최저가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이틀 전인 8월 6일의 2만9500원이었다. 물론 2분기의 양호한 실적이 발표된 후에는 다시 3만원대를 회복했으나 최근까지는 3만원과 3만50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정체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흥행작 부족으로 인한 박스오피스의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가 오히려 주가는 현재보다 더 높다는 점(2018년 9월 20일, 5만3700원)이다. 물론 이러한 CGV의 주가 추이를 한 두 가지의 이유로 전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속된 ‘불안요소’는 바로 터키라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 2016년 4월 씨네맥시멈(cinemaximum) 이라는 브랜드로 터키의 극장 체인을 운영하는 업체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인수한 상태에서 현지 불안감이 높아지는 장면은 분명 부담이다.
 
이에 CGV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3개 해외법인의 SPC(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 설립과 pre-IPO(IPO(기업공개)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받는 것)를 통한 자본 안정화라는 대응책을 내놓았다. 리딩투자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CGV 의 이러한 조치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716%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낮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련의 과정들은 결코 단기간에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며 현 상황에서는 CGV 측도 향후의 구체적 계획을 밝힐 수 없어 상황에 대한 예측은 어렵다. 그러나 투자계는 재무구조의 개선 전략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며 주가 할인요인의 해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출처= CJ CGV

투자업계에서는 CGV에 대해 ‘긍정적이지도 그렇다고 아주 부정적이지도 않은’ 전망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키워드는 pre-IPO의 성공이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CGV는 러시아, 미국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확장으로 신규 사이트를 확대하고 있으나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라면서 “올해 남은 기간 혹은 내년의 CGV는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 그리고 해외 법인 프리 IPO 유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루어지기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을 합쳐서 pre-IPO 를 진행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만약 이것이 성공하면 최대 4000억원의 자금 유치가 가능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CGV의 pre-IPO는 이미 각 투자자들의 기업 실사가 마쳐진 단계에 이르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4분기 극장가는 연말 대작들의 개봉이 예정돼있어 CGV는 박스오피스 흥행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주가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pre-IPO의 확실한 가닥이 잡혔다는 소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