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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특이점 없는 온디맨드 기업의 끝이 보인다균열가는 가면의 시대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기업공개가 일단 무산되며 업계에서는 '공유경제 한계론'이 나오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를 비롯해 에어비앤비의 상장 이슈를 두고도 끊임없는 잡음이 나오는 가운데 "공유경제는 끝났다"는 자조론도 감지된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은 전제부터 틀렸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공유경제 기업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위워크의 고난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갈무리

위워크가 공유경제? 왜?
위워크는 올해 초 47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며 8월 기업공개 수순을 밟기 시작했으나, 사업의 수익성과 기업가치의 적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몸값이 15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결국 기업공개는 연 말로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유경제 위워크의 한계로 말하고 있다.

문제는, 위워크는 공유경제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워크는 스스로 자사를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불렀지만 이는 마케팅 차원을 넘어선 일종의 왜곡에 가깝다.

이유가 뭘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유경제는 2002년 미국 하버드대 로렌시 레식 교수가 정의내린 개념이다.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 그러나 자세히 따져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물품을 서로 공유하고 사용하면서 경제활동을 한다면, 합리적인 소비는 가능하지만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움직이는 경제활동의 개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진짜 공유경제의 개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래 공유경제는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계급역사시대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평민'들은 '귀족'에 대한 부의 쏠림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생존의 절대조건이었다. 

여기서 가장 확실한 효율적 소비는 무엇일까. 공유지의 활용이다. 중세 유럽시대의 공동화덕을 예로 들면, 집집마다 화덕을 만들어 사용하면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마을에 공동화덕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한다면 한정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장면이다. 이렇게 평민들은 생존해왔다. 공동화덕을 아무도 관리하지 않고 사용만 했을 때 벌어지는 '공유지의 비극'을 감안하며 말이다.

시간이 흘러 계급사회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시대가 왔다. 기술의 발전으로 삶은 윤택해졌고 프랑스 대혁명 등의 여파로 점진적인 사혜평등주의가 진행되었으나, 문제는 인류의 삶이 예전 계급역사시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대목이다. 예전처럼 평민과 귀족의 차이는 없지만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의 차이가 생겼다. 부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해졌고, 결국 인류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1%의 탐욕을 규탄하는 월가 시위가 벌어졌고 버니 샌더슨 현상이 미국을 강타하는 혼돈의 2000년대 로렌시 레식 교수가 공유경제를 재정의했다. 작금의 자본주의로는 시대의 불합리함을 개선할 수 없다는 의식이 고조되던 시기, 소유보다는 공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 월가 1% 시위가 열리고 있다. 출처=갈무리

이 지점에서 2009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치며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이라는 탈 중앙화 암호화폐를 통해 탐욕스러운 중앙은행을 정조준하던 즈음, 트래비스 칼라닉은 기업 미팅을 위해 세계에서 부의 불평등 현상이 두 번째로 심각하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를 창업한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며 모든 사회가 비명을 지르던 시기 등장한 우버. 이는 향후 우리가 알고있는 공유경제의 개념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우버의 핵심을 살펴보자. 우버는 현재 다양한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으나 중심에는 일반 자가용의 운행, 나아가 이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여기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왜 하나의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느냐'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비용이 저렴해서'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기에서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 원래 공유경제는 누군가 경제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한정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시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지금 우리가 기계적으로 말하는 공유경제는 이와 다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공유경제는 자원을 공유하는 방식이지만, 중간에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세유럽으로 보면 체계적으로 공동화덕을 관리하고 청소하며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 수익을 올린다. 그것도 저렴하게.

이들은 온디맨드다. 즉 지금 우버나 에어비앤비, 위워크는 모두 공유경제가 아닌 온디맨드 사업자라는 뜻이다. 이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엄청난 차이다. 공유경제라면 플랫폼 사업자가 없어야 하고 말 그대로 대중과 대중이 수요와 공급의 장에서 어지럽게 만난다. 이 과정에서 공유지의 비극도 생기면서 각자가 가진 자원의 효율적 소비를 지향한다. 그러나 온디맨드는 정체성이 다르다. 수요에 따라 공급을 시의적절하게 조절하며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유휴자산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공급자에게 수요를 제공할 수 있느냐다. 개념 자체가 다르다.

그렇다면 왜 지금의 온디맨드 기업들이 탄생했을까. 그리고 이들은 왜 공유경제로 오해받거나 혹은 스스로 가면을 쓸까. 온디맨드 기업의 탄생 이유는 간단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후 부의 불평등 현상이 벌어지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즉 돈을 아끼기 위한 방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가격을 각각 일반택시비와 일반숙박비와 비교하면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왜 오해받을까. 방식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공유경제와 온디맨드 모두 유휴자산, 즉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을 차용한다. 그러나 공유경제는 플랫폼 사업자가 없이 말 그대로 효율적 활용에 방점이 찍혔고, 온디맨드는 정갈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수익을 올리는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하면 뭔가 조금 있어(?) 보인다. 위워크가 여기에 해당된다.

   
▲ 에어비앤비가 작동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기술적 특이점 없으면 죽는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위워크는 모두 온디맨드 기업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를 장악한 O2O 트렌드의 연장선이다.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상황에서 나온 플랫폼 비즈니스다. 국내 대형 스타트업인 배달의민족, 야놀자 및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온디맨드 기업이다.

문제는 이러한 온디맨드 플랫폼들의 한계다. 당장 위워크만 봐도 일반 임대업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냉정하게 말해 우버와 에어비앤비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며 숙박을 예약하면서 "편리하다"는 생각에 우루루 몰리지만, 반드시 다음을 묻는다. "그래서 다음은 뭐야?"

현재 온디맨드 기업들이 제시하지 못한 답이다. 결국은 연결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하지만, 아직은 수요와 공급을 빠르게 결합시키며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 외에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오래된 문제고, 심각한 문제다. 쏘카 VCNC의 타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편리한 이동 사용자 경험이라는 특이점에 한 발 먼저 다가섰으나 역시 그 다음이 없다.

결국 이 간극을 기술이 메워야 한다. 우버가 수요와 공급의 단순 연결을 넘어 알고리즘을 통한 최적의 배차 시스템을 찾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기술의 힘. 반드시 필요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용자 경험도 중요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으나, 당장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플랜B라도 내놔야 한다. 여기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온디맨드 플랫폼이 에어비앤비다. 에어비앤비는 단순한 숙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넘어 여행지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는 마케팅을 단행하고 있다. 지역 관광지를 부흥시키는 캠페인도 벌인다. 이러한 말랑말랑한 시도가 있어야 수요자들이 지갑을 연다.

그 연장선에서 매스 인프라, 즉 확장된 연결 사용자 경험이 이어져야 한다. 우버가 자동차를 넘어 기차, 비행기를 끌어안아 수단이 아닌 이동 그 자체를 품어내는 장면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 우버의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출처=우버

온디맨드 기업의 수익화 문제는 매우 고질적이다. 아직은 플랫폼을 확장시키며 쩐의 전쟁을 벌이거나, 플랫폼 합종연횡이 이어지는 수준으로 갈음된다. 판부터 키우고 수익은 나중에 생각하는 일종의 위험한 전략이지만, 지금은 이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프트뱅크가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을 연결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긱 이코노미에 대한 냉정한 판단도 필요하다. 플랫폼이 존재하는 온디맨드 기업이기에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공급자인 긱 이코노미가 존재하는 법이다. 노동 유연성 등에 대한 논란은 차치해도, 긱 이코노미가 얼마나 실물경제에 공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치판단이 절실하다. 

공유경제가 아닌, 온디맨드 기업의 눈으로 긱 이코노미를 얼마나 잘 살릴 것인지 고민하고 이를 전체 사용자 경험의 확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최근 긱 이코노미 종사자들의 처우를 두고 의미있는 각 국의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근본부터 온디맨드 기업의 눈으로 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 긱 이코노미의 시대가 눈길을 끈다. 출처=갈무리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경제 기업을 표방하지 않는 것이다. 가면을 벗고, 공유경제에서 방식만 차용한 온디맨드 기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플랫폼 비즈니스고, 특이점이 있어야 한다. 유휴자산의 활용이라는 점만 내세우면 새로울 것이 없고, 비즈니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수요와 공급을 맞추면서 플랫폼이 원만하게 작동하고, 기술적 진입장벽을 올리는 한편 매스 인프라로 사용자 경험을 확장해야 한다. 여기서 기회를 찾아야 온디맨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9.20  14: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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