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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키잡은 최문석 대표 여기어때, 공격적 인수합병 노릴까?경쟁사 야놀자 로드맵 대항?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숙박 및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의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이하 CVC)과 손을 잡았다. CVC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주요 주주 지분 85%와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인수 가격은 비공개다.

여기어때는 CVC의 지원을 바탕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의욕적인 성과를 낸다는 각오다. 중국 1위 OTA 사업자 씨트립 그룹에 인수된 Qunar.com의 공동창업자 프레데릭 디모폴러스(Frederick Demopoulos)를 신규 이사회 멤버로 영입한 이유다. 나아가 여기어때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문석 대표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최 대표는 보고펀드가 에누리닷컴을 인수하며 대표로 지목했을 정도로, 사모펀드가 사랑하는 경영자기도 하다.

▲ 최문석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여기어때

인수합병 전문가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후 강도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켜 재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이는 CVC도 예외는 아니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조금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어때가 CVC의 풍부한 자금을 지원받아 플랫폼 경쟁력을 크게 키우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확률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여기어때가 CVC와의 만남을 바탕으로 강력한 인수합병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여기어때의 새로운 콘트롤 타워로 등극한 최문석 대표의 행보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이후 써머스플랫폼(에누리닷컴) 대표와 삼성생명 마케팅전략 담당 임원, 버거킹 한국지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그가 가장 두각을 보인 지점이 바로 인수합병이다.

그는 실제로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지마켓 인수를 총괄하고, 옥션과의 시너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끌어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에누리닷컴 대표로 취임했을 당시 단 1년 만에 골프 예약서비스 엑스골프를 운영하는 그린웍스, 택배 정보서비스인 스마트택배를 운영하는 스윗트래커, 모바일 광고회사 쉘위애드 등 3개 회사를 쓸어담았다.

최 대표는 인수합병 전문가지만 시장을 주시하며 신중하게 인수합병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자사의 본연적 경쟁력과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기업과 신중하게 결합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한 조직의 성장에 있어 자체적인 동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통한 각 계열사의 공동경영을 추구, 일종의 합동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웹하드 논란 등으로 부침을 겪으며 다소 주춤거렸으나, CVC와의 만남으로 강력한 우군을 만나며 최 대표 체제를 통해 일종의 전환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여기어때의 로드맵 자체가 단순 숙박을 벗어나 액티비티, 나아가 글로벌 비즈니스에 방점이 찍혔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향후 연쇄적인 인수합병 전략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 대표 중심으로 인수합병이 단행되며 몸집이 커지는 만큼 경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도 물 밑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 국내 숙박 플랫폼 로켓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처=갈무리

사용자 경험, 데이터 전문가, 생활밀착형
최 대표는 에누리 닷컴 대표로 재직하던 당시 인수합병으로 경영 청사진을 그린 후 앱 및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일에 착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에 집중, 적극적으로 경영에 활용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누리 닷컴은 데이터 가공 판매에서도 두각을 보였으며, 그 중심에는 최 대표의 철학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어때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여기어때는 44개월 만에 누적 거래 2000만 건 돌파, 거래액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몸집을 불리는 한편 이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숙박 플랫폼 자체가 누적 데이터의 양으로 승부를 결정하는 싸움인 상태에서, 이미 여기어때는 데이터의 보고이자 미래인 셈이다.

최 대표의 여기어때는 데이터의 확보와 분석, 나아가 2차 활용을 염두에 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바탕으로 에누리 닷컴을 통해 이루려던 '020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가치를 구현하는 그림이 유력하다. 그가 데이터가 핵심인 이커머스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것도 나름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전하는 마케팅 전문가
최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회사에서 마케팅 역량을 보여준 가운데 2002년 2월 PDA 벤처기업인 제이텔의 마케팅 책임자(CMO) 겸 부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버거킹 한국 지사장을 지내던 인물이 갑자기 국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그의 도전정신, 그리고 마케팅 전문가 본능이 발휘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는 제이텔로 이직한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벤처 대박을 동경해 옮긴 것이 아니라 ‘잘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확신에서 결정했다"면서 "소비자가 원하고 즐길 수 있는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국내 벤처기업으로 이직하며 마케팅 철학을 보여준다는 그의 각오가 잘 드러난다. 이러한 의식은 여기어때의 대표로 활동하면서도 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여기어때가 변신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야놀자와 본격적인 진검승부
여기어때는 단순 숙박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액티비티를 꿈꾸는 기업이다. 심명섭 전 대표가 이미 큰 그림을 그려둔 상태에서 세부적인 액션플랜만 남은 상태다. 최근 그 성장 동력이 다소 부진했으나 CVC의 지원과 최 대표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필연적으로 야놀자와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두 기업 모두 국내 시장에서 격돌하며 시장 파이를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장에서 각자의 영토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두 기업의 시작과 끝이 비슷한 그림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야놀자는 앞서가고 있다. 우리펜션, 호텔나우, 레저큐 등을 연이어 인수하는 한편 최근에는 데일리호텔까지 품으며 일종의 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실탄도 두둑하다. 지난 6월 싱가포르 투자청, 부킹홀딩스로부터 총 1억8000만달러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 10억달러를 평가받았다.

글로벌 전략도 전개되는 중이다. 글로벌 채널 관리 시스템(Channel Management System) 및 객실관리 시스템(Property Management System) 기업 이지 테크노시스(eZee Technosys)를 인수했으며 PMS를 중심으로 호텔부터 OTA, 고객까지 더 나은 사용자 경험 및 운영 효율화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야놀자는 지난 2월 국내 1, 2위 PMS사인 가람과 씨리얼을 인수하는 등 PMS에 특히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초 일본 라쿠텐과의 협업을 발표한 후 7월에는 동남아 대표 이코노미 호텔(Economy Hotel) 체인이자 온라인 예약 플랫폼 젠룸스에 조건부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 호스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호스텔월드(Hostel World)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 대만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인 아시아요와도 손을 잡았다. 아시아요는 한국을 비롯 대만, 일본, 태국, 홍콩 등 아시아 60개 도시, 6만 개 이상의 숙소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 최대 공유 숙박 플랫폼(Vacation Rental Platform)이다.

거침없는 야놀자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부 엇박자도 보인다. 김진정 야놀자 F&G 대표가 최근 대표직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변화가 생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야놀자의 내부 경영 로드맵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고문은 스타버스 코리아 운영총괄, 테슬라 코리아 대표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경험했다. 또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약 18년 간 근무하며 운영총괄 자리에 올랐고, 테슬라 코리아에서는 초대 대표를 지냈다. 결국 김 대표는 글로벌로 향하려는 야놀자의 정체성과, 오프라인에서의 성과를 원하는 야놀자의 비전을 상징하는 인사였다. 그런 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것은, 야놀자에게 당장의 타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제동으로는 해석된다.

이에 여기어때는 강력한 인수합병 및 경영 효율화, 나아가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글로벌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을 지향하는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본격적인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9.20  13: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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