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을 연 영국 전자제품 기업 다이슨이 한국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다이슨은 무선청소기 시장 초기 국내 점유율이 90%에 달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무선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 점유율을 내줘야 했고 결국 올해 기준으론 점유율이 절반을 밑도는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슨이 이번 신제품을 내놓으며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연구를 많이 했다”고 강조한 이유다.

상중심 무선청소기란 모터가 손잡이 근처 부분에 달려있는 무선청소기를 말하며, 스틱형 청소기라고도 부른다.

한국인 4000여명 조사…"한국 니즈 맞췄다"

▲ 윌 커 다이슨 청소기 부문 디자인 엔지니어가 신제품 다이슨 V11 220 에어와트 CF+무선 청소기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다이슨은 19일 신제품 출시 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무선청소기 신제품 ‘다이슨 V11 220 에어와트 CF+무선 청소기’를 공개했다. 지난 4월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내놓는 신제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으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해당 제품을 한국 시장에 최초로 내놓는 지점이 의미심장하다.

다이슨은 행사를 통해 한국 시장 소비자를 겨냥했다는 걸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제품 개발 전 3950명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95건의 인터뷰, 19건의 가정방문을 진행했고,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고려해 신제품 V11 220 에어와트 CF+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다이슨은 한국 시장 조사를 통해 유럽과 다른 한국 소비자들의 청소 횟수·빈도 등 패턴과 사용 목적 등을 알아냈고 이를 신제품에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소소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별도의 청소기 거치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다이슨은 신제품 V11 220 에어와트 CF+무선 청소기의 강점으로 ‘강화된 흡입력’을 꼽았다. 이전 모델 ‘다이슨 V11 컴플리트’의 흡입력인 V185와트(W)를 이번엔 220와트(W)까지 높였다. 이는 현재 가장 강력한 흡입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삼성 제트’(200와트)보다 높다. 또한 하이 토크 클리너 헤드의 ‘다이나믹 로드 센서’ 시스템을 활용한 바닥 상태에 따른 자동 흡입력 조절 기능, LCD 화면 탑재 등 전작의 장점을 계승했다.

국내 AS 센터 장소 확장도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한번 언급했다. AS센터 현황은 종종 외산 전자제품 업체의 약점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국내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다이슨의 사후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이슨은 내년까지 프리미엄 센터를 3곳, 전문 AS센터는 7곳 연다고 밝혔다. 

다이슨의 이유 있는 한국 시장 관리…경쟁 치열해진 국내 시장

▲ 삼성전자 무선 청소기 '제트' 신제품. 출처=삼성전자

다이슨이 한국 시장 케어를 강화하는 이유는 한국의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라이벌로 등장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세가 거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지난 2016년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했지만, 국내 주요 가전 업체의 시장 진입 이후 지난해 말부터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먼저 출시된 LG전자의 ‘코드제로 A9’이 물걸레 키트를 차별점으로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으며, 삼성전자도 ‘파워 건’과 ‘삼성 제트’를 잇따라 내놓으며 추격했다.

결국 올해 들어서 다이슨의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밑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산 무선청소기의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으로 파악된다. 국내 대표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에서도 국산 제품이 외산 제품의 매출을 추월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무선청소기 시장은 다이슨에 중요하다. 시장 조사 업체 GfK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무선청소기 판매액은 2193억4400만원으로 전년 동기(914억 1000만원) 대비 2.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가격이 60만원을 넘나드는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비중은 98% 수준으로, 제품 한 개당 매출이 높은 모습을 보인다.

시장 확대는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0만대에서 올해 14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를 통해 신제품 ‘제트 라이트’를 공개하고 18일 국내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라인업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신제품 제트 라이트의 흡입력은 150와트이며 미세먼지 배출 차단 필터 시스템, 물 세척이 가능한 먼지통과 필터, 최대 40분 사용 가능한 배터리, LED 디스플레이 등 기존 삼성 제트의 기능이 그대로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