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두산이 미래먹거리 선점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위기를 맞은 두산이 연료전지·전지박 사업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두산은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분할과 재상장을 한 달 앞두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했다. 

기업설명회에는 동현수 두산 부회장을 비롯해 각 신설법인의 대표와 주요 임원이 참석했고, 국내외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25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동현수 두산 부회장은 “사업환경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시점에 분할을 함으로써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들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예상되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모든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두산의 연료전지. 출처=두산

설명회에서는 존속법인인 두산과 신설법인인 두산퓨얼셀, 두산솔루스의 대표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각 회사의 경쟁력과 성장전략을 소개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 퓨얼셀BG 품질서비스 본부장을 역임한 유수경 대표가, 두산솔루스는 두산 전자BG BG장을 역임한 이윤석 대표가 수장을 맡는다. 

두산은 고부가가치 소재와 에너지, 물류 자동화 솔루션 사업군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기존 기계 사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3조4000억원인 매출액을 2023년에는 7조원까지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소재 및 에너지 부문에서는 고사양 전자소재 사업과 친환경 수소에너지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5G 시대로 본격 진입함에 따라 관련 소재 및 부품 시장은 2019년 6000억원에서 2023년 1조9000억원으로 33%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전장 시장과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수소 경제 등 관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두산은 네트워크 보드, 반도체용 소재, 전기차 및 연료전지 소재, 가정용 및 건물용 연료전지 등 전자, 전기차, 에너지 소재 사업으로 경쟁력을 확대시켜 나갈 예정이다.

물류 자동화 솔루션 사업에서는 물류 창고 전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하고 구축 및 운영하는 물류 시스템 통합사업자(SI)로 성장시킨다. 두산의 전략 육성 사업인 물류 시스템 통합, AGV(Automated Guided Vehicle), 전동지게차, 협동로봇, 산업용 드론 등 관련 사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141조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신설법인 두산퓨얼셀의 사업분야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의 국내 시장규모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세계 최대 부생수소 발전소(한화 대산)를 수주하는 등 시장 진입 후 3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수주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매출 1조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OLED 등 전자 소재와 화장품, 의약품 등에 활용되는 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전지박은 2020년 하반기부터 유럽 유일의 전지박 제조 공장인 헝가리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유럽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솔루스의 자회사인 서킷포일 룩셈부르크(CFL)는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전지박을 개발하고 양산한 바 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수요는 2018년 7만5000톤(1조원 규모)에서 2025년 97만5000톤(14조3000억원 규모)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소재 분야도 헬스·뷰티 산업의 지속적인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솔루스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2600억원, 2023년 매출 목표는 1조원이다.

한편, 두산은 10월 1일부로 존속법인 두산과 신설법인 두산퓨얼셀, 두산솔루스 3사로 인적분할을 완료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분할 일정에 따라 두산 주식은 오는 27일부터 거래가 정지된다. 다음달 18일 두산은 변경 상장하고,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는 재상장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