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동양생명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최근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에 모회사인 중국 안방보험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신규 선임되면서 동양생명의 매각설이 현실화되는 기미가 보이자, 이를 향한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동양생명은 열악한 업황 속 가파른 실적 개선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자본건전성도 양호해 인기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은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KDB생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물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받고 있어, 시장에 나올 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지주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1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푸징수(Pu, Jingsu) 안방보험그룹 CIO를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푸징수 안방보험그룹 CIO가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이 되자 동양생명의 매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위탁경영을 맡고 있는 안방보험의 인사가 동양생명의 요직을 꿰차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의 모회사인 안방보험은 안방그룹 회장이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되면서 지난해 2월부터 중국 금융당국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위탁경영이 끝나기 전 대주주가 교체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최근 중국 안방보험계 인사들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자회사인 동양생명의 매각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동양생명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동양생명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가파른 실적 개선을 보이며 알짜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생명의 2분기 당기순익은 35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88.3%나 증가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116.0% 상승했다. 상반기 순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30.1%(900억원), 35.6%(753억원) 증가했다.

보장성 판매위주의 영업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된 점이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동양생명의 올 상반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6.4%p(포인트) 늘었다.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3.09%에서 3.25%로 0.16%p(포인트) 올랐다.

▲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3분기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 동양생명은 고금리 확정형 부채비중이 적어 부채적정성평가(LAT) 민감도가 낮고, 동양자산운용 매각이익도 3분기에 반영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양생명은 3분기 예정된 대규모 비경상이익(자회사 매각이익)으로 2019년 7.9%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며 이익의 안정화가 일정부분 확인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동사의 자회사 매각이익 약 650억원(세후)도 3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 하락의 영향에도 UFR(장기선도금리) 상향과 산업위험스프레드 산식 변경의 영향으로 LAT잉여금액은 지난해 말 1.68조원 수준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대형 생보사 대비 낮은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외 금리하락 및 실손보험 청구증가 우려에도 불구, 동양생명은 작년 실적부진 이유들이 해소되면서 2019년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동양자산운용 매각익은 3분기에 인식될 전망”이라며 “시장금리 하락으로 LAT 영향 있으나 규제완화가 논의되고 있어 큰 영향 없을 것으로 보이며, 타대형 생보사 대비 확정형 부채비중이 적어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본건전성도 견조한 수준이다. 동양생명의 올 상반기 지급여력(RBC)비율은 237.1%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4%포인트 올랐다. 금융당국이 권고하고 있는 RBC비율은 150% 이상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동양생명이 매물로 나올 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매각작업을 추진 중인 KDB생명의 경우 저조한 수익성·기업가치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동양생명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평이다. 특히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자본력이 뒷받침 되면서 생명보험사의 보강이 필요한 지주사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 중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할 만한 곳은 동양생명 밖에 없는 것 같다"며 "동양생명은 인수 부담도 적고 기업 가치도 나쁘지 않아 시장에 나올 시 금융지주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