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선택권)을 부여한 5곳의 국내 증권회사가 모두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식선택권에 대한 행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스톡옵션은 행사할 시점에 주식가치과 행사가격을 뺀 금액만큼 차익을 보기 때문에 행사가격 이상 주가가 상승할 경우 차익이 증가해 매년 지급받는 성과급 이상의 가치를 가질수 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의 주가흐름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스톡옵션 행사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증권회사 중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곳은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 교보증권, KTB증권, SK증권까지 총 5개 기업이다.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와 KTB증권은 스톡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했지만 부여받은 시점보다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KTB증권, 문병용(現 SK텔레콤 상무) 영입위해 60만주 부여…행사 無

KTB증권은 지난 2010년 NHN 네이버 금융서비스팀 문병용 전(前) 팀장을 영입하기 위해 60만주의 주식선택권을 부여했고 그는 같은 해 신사업본부 상무로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문 상무가 근무한 2010년 초반에는 주당 4290원이었던 주가가 2012년 2245원으로 반토막된 후 올해도 2000원 중반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못했다.

문병용 전 KTB투자증권 상무는 2012년 10월부터 다음달 7일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차익실현이 어려워 행사하지 않았고 2013년에 KTB투자증권을 퇴사하면서 보유했던 자사주 1만5000주도 모두 매각했다. KTB투자증권은 2008년에도 호바트L.엡스타인(Hobart Lee Epstein, 한국명 이병호, 前골드만삭스 IB총괄대표)을 대표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60만314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호바트 L.엡스타인 전 KTB투자증권 대표가 2009년 퇴임하면서 스톡옵션이 취소됐다.

현재 KTB투자증권은 문병용 전 상무의 스톡옵션 이외에 남아있는 주식선택권 보유 잔액이 없다.

◇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크게 밑돌아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2년 조웅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와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등 계열사 임원을 포함해 총 17명의 임원에게 총 30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주식가치가 행사가격보다 크게 떨어져 아직까지 행사를 하지 않았다.

18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주가는 7820원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던 1만50원보다 28%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 2012년에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3만7463원으로 2012년 6월 5일(부여일) 주가보다 3배이상 높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주식매수선택권을 임원에게 부여할 당시 주가부양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2015년 12월 한때 2만3259원까지 올랐지만 올해 1월초에는 6280원까지 떨어져 현재는 7000원대를 유지중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스톡옵션 행시기간은 오는 2020년 6월까지이며, 만기가 1년도 채 안남았다.

메리츠종금과 교보증권도 성과 창출에 대한 동기부여와 주가부양 책임차원에서 임원들에게 대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했지만 아직까지 행사여부가 불투명하다. 메리츠종금은 최희문 대표와 김기형 대표에게 각각 290만주, 20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교보증권은 김해준 대표이사와 박종길 전무 등 총 14명의 임원에게 지난해 총 490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가 1만2000원에 부여했다.

메리츠종금과 교보증권은 스톡옵션 부여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아직 행사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 임원들은 향후 주가흐름에 예의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현재 5000원 초반을 유지하고 있고 교보증권 주가는 9000원대를 지키고 있다. 

SK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최근에 스톡옵션을 지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3월 김신 대표, 이강모 감사위원, 박태형 전무, 유시화 상무에게 각각 15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SK증권은 해당 임원에 대해 지난해 대주주 변경(SK그룹→ J&W파트너스)에 따른 노고와 함께 장기적으로 회사 성과에 따른 동기부여 제고 차원에서 스톡옵션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 대표는 올해 시장가보다 할증발행해서 990원을 행사가격으로 정했고 이강모감사위원, 박태형 전무, 유시화상무는 각각 시장가격인 707원으로 책정했다. SK증권 측은 “회사의 경영목표와 중장기 계획의 달성을 통한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급했다”며 스톡옵션 부여 목적을 밝혔다. SK증권 주가는 지난 8월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600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