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의 건기식 시장은 인구 고령화 추세,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 정부의 건기식 산업 규제 완화 등으로 과거 일본과 비슷한 모습의 성장이 예상된다.

▲ 출처=대신증권

올해 2분기 주요 9개 건기식 업체의 합산 매출액,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23%, 35% 증가했다. 필수소비재와 음식료 업종과는 확연한 실적 차이를 보인다. 필수소비재와 음식료는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각각 전년대비 6.5%, 7.0%,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전년대비 1.0%, 4.7%를 기록했다.

▲ 출처=대신증권

19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요 건기식 상장 업체들은 올 상반기 예상보다 좋은 업황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하락했다. 전반적인 건기식 업체들의 1년 후 추정 주가순이익률(12M FWD PER)은 연초 10배 수준에서 15배까지 상승했고 6월 이후 다시 10배 초반까지 내려온 모습이다.

한경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표적인 내수소비재인 음식료, 필수생활용품 업종의 평균 PER은 여전히 15~1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요 건기식 상장 업체들도 이에 못지않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또한 “국내 경제 성장률이 2.3%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주요 건기식 업체들의 주당순이익(Earning Per Share·EPS) 증가율은 올해 대비 17%의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황에도 건기식은 필수소비재로 변화 중

▲ 출처=대신증권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율을 보이는 일본은 1994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율 증가와 함께 건기식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의 특정보건용식품 시장은 연평균 17.9%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GDP는 성장이 정체된 불황을 겪었다.

▲ 출처=대신증권

2025년에는 한국의 고령화율이 20.2%로 가파르게 증가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00년 처음으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후 불과 20년만에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2017년 한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과거 일본과 비슷한 국면에 놓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넘어가는 경제 수준에 고령화율의 증가는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킨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관심이 건기식에 대한 구매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 출처=대신증권

지난달 21일 건강기능식품 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건기식 구매 연령대는 40대 이상이 31.6%, 가구당 2인 이상이 4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0대 미만의 연령대도 21.3%로 고르게 퍼져있다.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서도 가구원수, 연령, 소득에 상관없이 89.3%가 건기식, 건강식품을 복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총생산(GDP) 대비 건기식 산업 비중은 2010년 0.08%에서 2017년 0.13%로 확대되고 있지만 미국(0.21%), 일본(0.25%), 유럽(0.15%)과 비교하면 한국의 건기식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정부의 건기식 시장 규제 완화는 또 다른 성장 동력

대신증권은 정부의 건기식 시장 규제 완화 움직임이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우리 정부는 2019년 4월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건기식 자유판매 허용, 과학적 근거 확보된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 허용, 건기식 광고 문구 규제 완화 등이 추진했다.

7월에는 소비자 요구에 맞는 맞춤 포장을 위한 건기식 소분 제조와 판매 허용으로 건기식 시장의 대중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15년 기능성표시식품 제도 도입 후 전체 건기식 시장이 연평균(2014~2018년) 5.1%의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건기식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도 : 종합 건기식 업체, ODM/OEM, 브랜드 순

한 애널리스트는 "건기식 시장 성장에 따른 부가가치(밸류체인) 수혜 정도는 종합 건기식 업체, ODM/OEM, 브랜드 업체 순으로 기대된다"고 밝히면서 “자본력과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갖는 종합 건기식 업체, 커져가는 건기식 시장에 충분한 생산력으로 대응하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업체, 개별인정(허가)형 원료를 다수 보유한 업체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톱픽으로는 콜마비앤에이치, 노바렉스, 종근당바이오를, 관심주로는 서흥, 에이치엘사이언스, 뉴트리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