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G2 무역분쟁, 한·일 경제갈등 등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L(Layoff, 대량 해고)의 공포’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실적 한파를 겪고 있는 보험업계에도 감원 칼바람이 불어 닥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러 보험사들은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신규 채용 인원을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돌입하고 있는 모양새다. 향후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자본건전성 부담은 물론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의 손해율도 늘어날 전망에 보험업계의 비용절감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4곳의 지난 6월 임직원 수는 2만5377명으로 최근 한 달 새 81명이 줄었다. 전속 설계사 수도 지속 감소추세다. 같은 기간 생보사 전속설계사 수는 9만3755명으로 67명이 줄었으며, 올 초 9만4509명 대비 754명이 감소했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통계

보험업계는 최근 희망퇴직으로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7월 KB금융그룹 편입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해 76명의 직원을 떠나보냈다. 이번 희망퇴직은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4개월 치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 4월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4개월 치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에 30여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나갔다. 동양생명도 지난 2월 희망퇴직을 실시, 13명의 직원들이 퇴사했다.

희망퇴직의 물결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졌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근속 15년 이상에 만 60세 이하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생명도 같은 달 근속 20년 이상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엔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으로 직원 118명을 내보냈다.

보험업계 감원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보험사들의 올 하반기 채용 소식도 미적지근한 상태다. 주요 보험사들 중 하반기 채용일정을 확정지은 보험사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정도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30여명이다. 이번 채용은 영업관리와 자동차 손해사정 직무에서만 이뤄졌다. DB손보는 약 40명 규모의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하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이처럼 보험사들이 인력감축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비용절감 측면이 크다. 보험업계는 현재 저금리, 저성장 기조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은 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487억원)보다 3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순익 역시 1조48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5% 줄었다.

향후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 등의 손해율도 치솟고 있어 손해를 보전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특히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를 앞두고 보험사들의 자본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IFRS17 도입 시 보험 부채는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된다. 보험사들은 과거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된 저축성 보험 상품이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해 그에 따른 요구자본도 늘어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 효율화 및 자본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사들이 최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업계에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적극적인 인력 확충은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