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업체별 올해 주요 제휴 사례.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편의점 업체들은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이종업계와의 협업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 편의점 성장세를 눈여겨본 타 업계에서도 관련 인프라를 융합한 아이템을 구현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사업 협력의 양상은 편의점 업체끼리 비슷한 가운데 ‘최초’를 표방하는 사업 소재가 등장하는 등 각양각색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개된 사업 가운데 상품 배달 서비스가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CU, GS25 등 두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양사는 기존 배달 서비스 플랫폼 업체들과 협업한 뒤 일부 매장을 통해 진열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CU는 올해 9월 중순을 기준으로 전국 점포 가운데 2000곳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가 전체 매장 가운데 1400곳에서 배달 대행 업체 ‘띵동’과 협력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점에 비하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점포 수가 미제공 점포 수를 앞서는 상황이다.

CU는 올해 4월부터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수도권 직영점 30여개에서 제공하기 시작해 두 달 뒤인 6월 초 광역시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소재한 2000개 매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재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코리아세븐, 이마트24 등 업체들도 시장 요구를 파악하는 등 배달 서비스 도입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배달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양적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원을 개발하고 있다. 은행권 사업자들과의 제휴가 올해 들어 활발히 이뤄졌다. 최근 은행업계에 불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 바람에 대응해 편의점 업체에서 퇴직 이후 창업 컨설팅을 지원하거나 마케팅 제휴가 주로 진행됐다.

GS25-우리은행(6월), 세븐일레븐-신한은행(7월) 등 각 파트너사들은 은행 퇴직을 앞둔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우대 조건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신한은행은 고객 마케팅을 공동 추진하고 복합점포를 함께 개발하는 데도 힘을 모으고 있다.

CU도 올해 7월 대구은행과 손잡고 마케팅 및 업무혁신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해당 제휴를 통해 CU 가맹점에 비치된 자동입·출금(ATM)기나 현금지급(CD)기를 이용하는 대구은행 고객은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사는 디지털 플랫폼이나 점포 같은 역량을 활용한 공동 마케팅도 추진한다.

금융권과 창업·마케팅 측면에서 협력할 뿐 아니라 각 사 기술력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금융권이 보유한 보안시스템이나 환율 관리 시스템 등을 활용해 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GS25는 7월 신한카드의 환율 관련 시스템을 재고관리시스템(POS)기에 적용해 고객이 외화로 매장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오는 고객들이 외화 잔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유인하려는 취지다. 편의점 방문객은 달러나 유로, 위안, 엔 등 4개 외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CU는 신한카드의 안면인식 결제 기술과 모바일(QR코드) 기술을 접목한 기능을 실제 도입하며 고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신한카드 사옥 내 입점한 CU 매장에서는 8월부터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 페이’가 제공되고 있다. 시스템에 안면 인증을 사전 실시한 뒤 상품을 고르고 무인기기(키오스크)에 안면인식 절차를 진행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CU는 또 현재 전국 70여개를 운영하고 있는 반(半)무인 점포 ‘CU 하이브리드 매장’에 신한페이팬 앱으로 입장 및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한 앱을 실행해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CU의 두 서비스 모두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각 업체는 이 밖에도 게임, 알뜰폰(MVNO), 연예, 이커머스, 항공, 물류 등 다양한 이종업계의 사업자들과 함께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정기적으로 협력해나가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협업 사례가 편의점 산업의 높아진 위상을 방증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오경석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홍보팀장은 “편의점 업체들은 점포 차별화를 위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할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타 업계 기업들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편의점의 촘촘한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