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아마존 유튜브 채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미국의 물류 전문기업 페덱스(FedEx)와 파트너십 계약 연장을 포기한 아마존이 자사의 물류 처리 대안으로 무인 락커(Locker) 인프라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의 이커머스 그리고 물류 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기술 전문 미디어 씨넷(CNET)은 16일(현지시간) “지난 7월 경 페덱스와 파트너사 계약 연장 갱신 거부한 아마존은 페덱스가 담당하던 물류의 처리와 더불어 자사의 라스트 마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미국 전역에 설치돼 있는 약 1만대의 무인락커를 내년에 현재의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과 페덱스의 물류 연장계약 불발에는 두 기업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이 반영됐다. 비용이 관건이다. 페덱스 측은 “우리가 취급하는 전체 물류 물동량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 불과하며, 심지어 수익성도 높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마존 측은 “우리의 자체 배송역량을 활용한 물류 비용은 6달러에 이르는 반면 페덱스를 활용한 비용은 8~9달러가 들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은 필요 없다”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신경전을 벌인 후 결별한 가운데, ‘아마존 락커(Amazon Locker)’라 불리는 무인락커의 등장에 시선이 집중된다.

아마존 락커는 스마트폰으로 고객의 신원을 인식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설치된 락커다.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거주 지역 인근의 락커로 배송을 받은 후 부여받은 비밀번호나 코드를 락커에 인식해 잠겨있는 칸을 열어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아마존은 전자제품, 장난감, 의류, 서적 등 한정된 상품군의 배송에 락커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아마존은 대학, 편의점, 슈퍼마켓, 호텔로비 등 접근성이 미국 전역에 아마존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오렌지색 락커를 꾸준히 설치해왔다. 

▲ 출처= 아마존 유튜브 채널

무인 락커는 본래 홀로 거주하고 있는 여성 고객 혹은 자택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없는 고객들을 위해 이커머스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일종의 편의 시설이다. 

씨넷은 “아마존은 락커를 사용해 자사의 당일배송 서비스의 프라임 배송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무인 락커들을 설치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아마존의 무인락커는 이전까지 페덱스가 담당했던 물류 운영의 빈자리를 메꾸는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에도 아마존의 무인락커는 오프라인 소매 업체들의 반품처리를 돕는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백화점 콜스(Kohl’s)는 현재 미국내 약 1100개 매장에서 아마존 무인락커로 반품을 받고 있다. 

▲ 출처= 아마존 유튜브 채널

그러나 이에 대해서 긍정적 해석만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류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 업체 쉽포(Shippo)의 CEO 로라 베런스 우(Laura Behrens Wu)는 아마존의 무인락커 확장은 몇 가지 문제에 직면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무인락커는 고객의 문 앞에서 상품들을 내려놓는 것보다는 확실히 안전 할 수는 있지만 고객들은 락커에서 상품들을 꺼내 자신의 집까지 직접 가져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당해야한다”면서 “고객들이 이커머스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집까지 상품을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누리기 위함인데 무인락커는 이것과 대치되는 측면이 있어 아마존의 과도한 무인락커 확장은 자칫하면 오히려 엄청난 비용 낭비가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