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산업계가 격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상대방의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비방은 물론 소송전까지 불사하며 서로를 향한 주먹질을 멈추지 않고있다.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경쟁은 좋은 일이지만, 선을 넘은 행위는 결국 제3자의 어부지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과 LG의 TV 전쟁이다. LG전자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를 통해 삼성전자의 8K TV를 정조준하며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초 대응을 자제했으나 이제는 '참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17일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TV의 기능을 지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당일 간담회를 열어 맞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 기업의 TV 전쟁은 OLED의 번인, 화질, 이제는 기본적인 제품의 질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LG 8K TV가 보인다. 출처=LG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쟁은 '선'을 넘었다는 말이 나온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5일 전격 회동했으나 사실상 성과는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소속 80여 명의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시작된 이번 신경전은 이미 국제 소송전으로 비화된 상태다.

LG화학은 자사의 인재들을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으로 빼갔다는 주장이다. LG화학은 "경쟁사는 채용 과정에 있어 경력직 공개채용 방식을 이용했으나, 실질적으로는 헤드헌터와 전직자들을 통해 특정 분야의 인원을 타게팅한 후 입사지원을 적극 권유했다"면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인원에게는 경쟁사가 마련한 이력서 양식에 시기별로 프로젝트 내용 및 함께한 동료 전원의 실명을 기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또 "면접전형에서는 업무성과를 별도의 발표자료를 통해 상세히 제출하도록 요구하였고, 경쟁사의 해당 분야 전문 인력 다수를 면접관으로 참석시켜 지원자가 습득한 당사의 기술 및 노하우를 경쟁사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질문했다"면서 "입사지원자들은 당사의 선행기술, 핵심 공정기술 등을 지원서류에 상세히 기재하였으며,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수 백여 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열람, 다운로드 및 프린트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지적했다.

사실이라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논하는 최태원 SK 회장이 머쓱해할 정도다. 다만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직원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문제의 본질이라는 말도 나온다.

통신사들의 신경전도 만만치않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나서는 가운데 각 통신사들은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시장 독과점 문제와 알뜰폰 사업 측면에서 노골적인 '디스전'이 이어지고 있다. 통신사들은 5G 정국에서도 5G 품질에 대한 건전한 경쟁보다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유치 신경전만 이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