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 생산시설 두 곳이 지난 14일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 예멘 반군 무인기 공격받은 사우디 석유시설단지. 출처 = 갈무리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서 단기 '급등'으로 일치되지만, 중장기 전망은 정제시설 회복여부에 따라 1~2개월내 평상시 수준 회복과 보수가 길어질 경우 최악 상황으로 배럴당 100달러까지 점치며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6일 KB증권은 “사우디 원유생산 감소로 인해 단기 국제유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미국 원유 재고가 최근 감소추세이며, 폼페이오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것이나, 추가적인 공격 가능성, 그리고 중동 정세 불안 가능성 등이 유가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사우디아람코 소유의 원유 생산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하루 평균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평균 985 배럴)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약 20%가량 치솟았다. 이는 1988년 브렌트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달러화 기준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는 배럴당 12.35% 상승한 67.66달러에 형성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 초반 배럴당 63.34달러로 전장보다 15%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우디 정부의 원유 시설 복구 속도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날 오닉스 원자재(Onyx Commodities)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뉴먼(Greg Newman)은 로이터 통신을 통해 “이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JP모건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티안 말렉(Christyan Malek)은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집중하면서 향후 3∼6개월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 피폭으로 인한 상승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사우디가 전 세계 여러 곳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산유량 부족분을 대체할 수 있고, 미국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급등 조짐을 보이자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비축유(Strategy Petroleum Reserve·SPR) 방출을 승인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유량은 6억 배럴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뿐 아니라 사우디는 약 3억 배럴, OECD는 약 29억 배럴을 보유하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1~2개월 내 사우디 원유생산 설비가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악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1억8800만 배럴의 원유재고를 사우디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 가격안정화를 위한 OPEC과 미국의 원유생산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또한 “이번 주 초 사우디 당국이 원유시설 가동 재개시점을 발표하면 유가는 방향을 좀 더 확실히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