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투 스마트폰 애스터P. 출처=베르투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대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 명품 휴대폰을 만든 영국 베르투(Vertu)가 베트남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베트남 경제의 성장으로 슈퍼리치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를 통한 차별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16일 베트남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베르투는 내달 베트남 남부 최대 도시 호치민시에서 휴대폰 판매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현지법인 베르투베트남은 10월 호치민시에서 휴대폰 판매에 이어, 11월에는 하노이 아울렛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르투는 2006년 현지 이동통신사인 FPT텔레콤의 유통업체 FPT트레이딩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2017년 영국에서 휴대폰 생산을 중단하자 베트남 시장에서도 철수했다. 이 같은 베르투의 베트남 시장에서 휴대폰 판매 재개는 2년 만이다. 

베르투는 올해 5월 설립된 베르투베트남을 통해 휴대폰을 유통할 계획이다. 하노이에 본사가 있는 베르투베트남은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FPT트레이딩 관계자는 베르투의 영국 생산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베트남의 고객들은 여전히 베르투의 명품 전화기를 주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투 휴대폰은 베트남에서 부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베르투 휴대폰은 베트남에서 4300달러(약 509만원)에서 6450달러(약 764만원)의 모델이 가장 많이 판매됐지만, 2만1500달러(약 2546만원)에서 4만3000달러(약 5092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모델도 판매됐다.

현지 휴대폰 유통업자는 "보통 베르투 휴대폰을 거의 볼 수 없지만, 부자들이 많은 행사나 장소에서는 80%~90%가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라며 "이들에게 최신 기술은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 전화기의 도청 방지 기능, 브랜드, 명품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라고 외신을 통해 전했다.

베르투는 1998년 핀란드 휴대폰 회사인 노키아에 의해 설립됐다. 이후 여러 차례 걸쳐 매각된 바 있다. 2012년에는 스웨덴 투자법인 EQT, 2015년에는 홍콩 투자펀드 고딘홀딩스에 매각됐다. 2017년 3월 베르투는 터키 기업가 하칸 우잔 소유의 바퍼튼사(社)에 매각됐지만, 4개월 후 파산하고 영국 생산공장을 문 닫았다.

한편 지난해 10월 베르투는 중국에서 신형 스마트폰 애스터P를 출시한 바 있다. 티타늄으로 제작된 애스터P는 블랙, 화이트 모델이 5167달러(약 611만원), 금을 사용한 황색 모델은 1만4146달러(약 1674만원)로 출시됐다. 이어 이 제품은 인도 시장에도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