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次元), 91.2×61㎝ Mixed Media on canvas, 2006

서양화가 장지원 작업은 잔잔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아우라(aura)가 넘치고 있으며, 은근하고도 농도 짙은 서정이 포용력을 갖는다. 일상성이나 동화적인 혹은 삽화적인 소박한 이미지들이 편안하게 접근될 수 있는 것들이다.

게다가 파스텔 색조의 차분하고 밝은 색조 역시 아련하고도 애틋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곤 한다. 고요 속의 명상과 격조는 동시대의 자극적이고 현란한 시각적 환경 및 질서와는 극히 대조적이다. 그야말로 복잡다단한 삶의 중압과 시름을 잊게 해줄 만한 것이다.

▲ 53×33㎝, 2006

장지원(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의 화면을 통해서 드러난 미의식의 요체는 아우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의 유일무이한 현존성을 아우라라고 정의하는 한에서 말이다. 작가의 작품은 단조로운 구조 속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는 변화와 치열한 에너지들이 응축되어 있다. 작품의 주된 소재는 언제나 꽃이다.

꽃을 주연으로 하고 새나 별, 달, 집, 화병, 구름 등의 기억 속에 아련한 대상들이 조연으로 가끔 가미된다. 하지만 역시 꽃의 다양한 모습과 표정이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한 송이만이 크게 그려져, 꽃잎들의 집합과 배열을 통해 전해주는 이야기와 율동이 주목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며, 꽃다발이나 화환을 연상케 하는 군집의 이미지에서는 꽃들의 밀어가 들리는 듯 전해지고 있다.

△글=이재언(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