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채무조정 제도. 이 이외에도 다양한 채무조정 방식이 있다. 빚의 내용에 따라 채무조정 기관과 전문가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신용회복위원회(위원장 이계문)는 추석을 앞둔 11일 전국 주요 기차역에서 빚 조정제도인 개인 워크아웃에 대한 안내문을 나눠주는 등 홍보에 나섰다. 추석 이후 워크아웃 등 빚 조정 신청 건이 쇄도해 매년 이 무렵 진행하는 활동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추석 동안 친, 인척간 빚 고민을 나누고 해법을 제시하는 얘기가 많이 오고 가는 것이 신청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워크아웃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추석을 앞두고 제도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빚 조정제도는 신복위의 워크아웃제도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법원이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운영하는개인파산 및 개인회생 제도가 있고 취약계층 등을 상대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채무조정제도도 있다. 금융회사가가 자체적으로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채무조정제도를 진행하기도 한다.

기관 간 협업으로 채무조정 제도가 운영되기도 한다. 주택담보대출 채무의 조정에 법원과 신복위가 참여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빚의 내용, 종류, 발생 시기에 따라 찾아가야 할 채무 조정 기관은 달라진다. 또 소득과 보유한 재산, 노동력 등에 따라 이용할 제도가 결정된다.

금융소비자가 금융권 또는 등록 대부업체에 빚을 지고 있다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워크아웃은 신복위의 대표적 채무조정 제도다. 두 곳 이상 채권기관에 빚이 있고 90일 연체가 되면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이자와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하고 원금은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연체기간에 다라 최대 70%까지 감면된다. 이외 연체일수 90일 이전이라도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한 프리워크아웃도 신복위 제도다.

빚의 일부가 무등록 대부업체나 사채 등으로 이뤄졌다면 법원의 빚 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법률에 따라 강제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이 사법적 채무조정이다. 개인파산은 빚을 면책하고 개인회생은 월급 등 소득으로 빚을 매달 나눠 갚는 제도다. 상환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이고 소득과 채무 규모에 따라 감면율이 달라진다.

이밖에 국민행복기금에 빚이 있다면 캠코의 채무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이계문 신용회복위원장(가운데) 등 신복위 관계자와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들이 서울역에서 채무조정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다. 사진=신용회복위원회 제공

◆ 잘 모르겠다면 서민금융통합센터, 금융복지상담센터 찾아라...주거, 재무설계 상담도 가능

제도가 있다는 것과 이 제도를 안다는 것은 별개 문제다. 다양한 이용 조건 아래서 금융소비자가 어느 제도를 이용해야는지 판단하기는 더 어렵다. 이 때문에 빚 조정에도 '길 안내자'가 필요하다.

서민금융통지원센터와 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는 빚 고민을 나누고 채무 조정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원장 이계문, 신복위 위원장 겸임)이 만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는 채무조정은 물론 서민금융상품지원, 취업연계 등의 서비스를 한 곳에서 안내하는 원스톱 서비스 창구다. 센터는 전국 47곳에 위치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캠코, LH공사, 법률구조공단 등이 유관기관이 센터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빚 고민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국번없이 1397 서민금융통합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복지상담사로 이뤄진 금융복지상담센터는 각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다. 서민금융통합센터가 유관기관의 네트워크가 강점이라면 금융복지상담센터는 금융복지상담사 개개인의 역활이 강점이다. 상담사들은 빚 조정에 관한 해법 제시와 복지 연계는 물론 채무자를 대신해 채권자와 협상을 하기도 한다.

금융복지상담협회 강명수 회장은 "빚의 내용에 따라 채권자와 협의하는 것이 신속한 빚 조정 방법 중 하나"라며 "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는 채무자가 금융복지상담사에게 위임을 하면 채권자와 대화를 통해 빚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빚 고민이 있다면 절망하지 말고 센터를 찾아 상담부터 받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캠코는 최근 금융복지상담센터와 '채권추심 없는' 채무조정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에 빚이 있는 채무자가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찾아가 상담을 하면 채권추심이 우선 중단되는 제도다. 이후는 캠코는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상담결과를 반영해 채무를 감면한다.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전국 11곳에 설치돼 있다.

전국금융복지상담센터. 자료=금융복지상담협회 제공

◆ 시민단체도 빚 고민 나눠...청년 빚 고민, 청년지갑트레이닝으로

빚 걱정은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진다. 공적기관을 찾는 것이 부담된다면 시민단체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다. 

주빌리은행(은행장 설은주 변호사)은 빚 고민에 직면한 금융소비자에게 '빚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금융복지상담사 양성과 교육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단체는 채무상담 사례를 전국 금융복지 상담센터와 공유하면서 가계부채 정책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채권소각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에서는 오래된 채권을 발굴 시효완성여부를 확인해 주기도 한다. 

청년들의 빚 고민은 기성세대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이들의 빚을 더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센터장 한영섭)는 청년 부채문제를 해소하고 청년들의 생활경제 생태계 변화를 통해 경제적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단체다. 청년들이 처한 상황과 이들의 감수성을 이해하는 빚 고민 상담을 특징으로 한다. 단체는 최근 '청년생활경제상담사'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빚 걱정을 하는 청년은 https://youthmoneyhabit.modoo.at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서울변호사협회는 개인파산,회생 전문 변호사들로 구성된 개인파산회생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변협 홈페이지 갈무리

◆ 개인파산회생 지원단은 어떤 곳?

두 센터 모두 개인파산과 회생절차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지원한다. 센터를 거친 채무자가 개인파산 및 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은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한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상담은 모두 무료다.

법원의 채무조정 제도인 개인파산과 회생은 변호사 및 법무사가 채무자의 신청을 대리하거나 대행한다.

금융소비자가 어느 법률 사무실을 찾아 갈지 고민된다면, 서울지방변호사협회 개인파산·회생 지원단을 통해 대리인을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해당 지원변호인단은 서울회생법원이 인증한 전문 변호사들로 구성됐다. 지원 변호사는 https://www.seoulbar.or.kr/site/lawyer/LawyerGaeInPaSanList.do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