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COMPANY > 인더스트리
[건기식 전쟁③] 건기식 전쟁, 합의점 찾을까?소비자 건강 위해 서로 이해하고 상생 필요해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제약·약사회의 강한 반발 속 식품업계도 할 말은 있다. 정부도 건기식 규제를 완화시키는 상황 속 타 업계의 진출을 반대하는 것은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앞으로의 건기식 시장의 전망은 밝고 진입장벽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으로 치닫는 각 업계의 의견충돌은 서로 간의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기식 시장 여전히 ‘맑음’
계속되는 대립 속에서도 건기식 시장의 전망은 한없이 긍정적이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식품산업 주요관심사항’에 따르면 가장 많이 언급된 식품산업 관련 키워드는 ‘건기식’ ‘HMR(가정간편식)’ ‘푸드테크’인 것으로 집계됐다. 언급된 빈도수는 건기식이 월평균 2803회로 가장 높았고 가정간편식(2518회), 푸드테크(1356회)가 뒤를 이었다. 이들 키워드에 대한 온라인 언급 빈도수는 건강과 웰빙, 간편성을 중시하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 랄라블라에서 고객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출처=GS리테일

핵심은 여전히 젊은 층의 시장 유입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가 건기식 관련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1월1일~8월14일) 10~20대 소비자의 매출 증가율이 73.8%로 40~50대(34.7%)를 크게 넘어섰다. 콜라겐이나 유산균 등 이너뷰티 제품이 구매 상위 품목 5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는 외모를 가꾸는 관리 방법의 하나로 다이어트 관련 건기식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체지방감소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2016년 3.9%에서 지난해 8.2%까지 상승했다. 다이어트 관련 건기식은 물론 피부, 미용, 주름개선 등 외모와 관련된 제품 출시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0~20대가 소비하는 건기식은 대부분 뷰티와 미용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이대인 만큼 다이어트와 미용을 위한 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맛있고 간편하게 먹는 것을 넘어 건강과 미모를 위한 식품 섭취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노령화가 진행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식품 산업과 제약, 화장품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체지방 감소 건기식 구매경험률. 자료=국내 건기식 소비자 실태조사

커지는 갈등, 이해와 상생 필요
그렇다면 커지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서 각각의 업계가 함께 성장해 나갈 대안은 없는 걸까. 식품업계의 진출을 못마땅해 하던 제약사는 더 많은 유통처를 넓히기 위해 일반 의약품을 건기식으로 돌리고 있다. 올해 3월 일반의약품에서 건기식으로 전환된 발포형 비타민 ‘베로카(Berocca)’가 그에 해당된다. 물에 타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형으로 멀티비타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베로카는 본래 약국에서만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처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약사회는 소비자의 일반약과 건기식 구분의 혼동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제품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부재한 상황 속 소비자의 혼란은 물론, 관련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을 갖춘 식품기업들이 개별 맞춤형 건기식 조합 제품까지 내세워 홍보·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건기식 판매처로서의 약국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강북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모 약사(44·남)는 “건기식 소분 포장‧판매까지 활성화 되면 전문지식이 없는 유통처의 직원들이 소비자와 건강 상담을 하고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일이 일상화 될 것”이라면서 “건기식 판매처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약국으로 인식될까 걱정스럽다”고 한탄했다.

반면 식품업계는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정부도 오히려 시장의 활력을 되찾게 하고자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며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타 업계의 진출로 제품이 다양해지면 소비자의 선택권은 저절로 확대되고 접근성도 높아진다. 또한 건기식 소분포장 판매가 시행되면 큰 약 병을 통째로 들고 다니며 한 알씩 꺼내 먹을 필요도 없어진다. 규제 완화에 따른 건기식의 오남용이 우려된다면 건기식 자체를 처음부터 처방 없이 판매가 가능하도록 허용해선 안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건기식 시장규모는 연 23억달러로 세계 4위의 수준이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의약품과 유사한 높은 수준의 규제를 건강기능식품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올리브영 명동본점을 찾은 20대 고객이 건강기능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CJ올리브네트웍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약사는 약으로 먹고 살도록 되어있고, 식품은 식품을 판매하는 모든 사업자가 어디서든 판매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건기식을 의약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불법적인 형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의 건기식 규제 완화는 국민 대다수의 소비자 이익과 건강을 위함으로 동시에 시장의 활력도 되찾게 해줄 방안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로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의 건강을 이용하면 안 된다. 약국가는 단순히 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닌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더욱 충실해져야 하고, 식품업계는 국민의 건강을 명분으로 제품을 허위·과대광고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부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건기식 피해사례에 대한 처벌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권석형 건간기능식품협회장은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제품화를 촉진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라면서 “협회는 앞으로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윤동 식약처 식품기준기획관은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는 우수한 국내 건강기능식품이 전 세계에서 K-푸드 열풍을 주도해나가길 기대한다”면서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혁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19.10.02  10:33:01
박자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박자연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