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 출처=한화투자증권

지난 8월 한 달간 IT섹터의 수익률은 –2.5%로 KOSPI 수익률 –2.8%와 거의 비슷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이슈가 반복적으로 주식시장에 반영되면서 여전히 IT 수요 회복에 대한 시그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서 IT 대형주가 KOSPI 지수를 아웃퍼폼(outperform·시장수익률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내년도 각 업종별 전망을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종은 IT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10일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삼성SDI, 삼성전자, LG이노텍에 대해 각각 목표주가 30만원, 5만8000원, 14만원에 투자의견 매수를 제안했다. 또 9월 테크 업종 내 선호주 순서를 삼성SDI>삼성전자>LG이노텍 순으로 제시했다.

 

□ 삼성SDI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선호주로 추천한 삼성SDI에 대해 “IT 대형주 중에서 실적 안정성이 가장 높다”면서 “IT수요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시스템) 수요 회복과 더불어 전기차용 2차전지 공급이 늘어나면서 중대형 전지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편광필름과 OLED 소재 역시 올 하반기에 성수기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투자주체별 수급 동향을 점검해 본 결과 종목별 호불호가 강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 급증에 따라 삼성SDI와 삼성전기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약했다.

 

□ 삼성전자

이 애널리스트는 차선호주로 제시한 삼성전자에 대해 “디램 업황은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가격 하락 사이클이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재고축적이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면서 “북미 고객사향 OLED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전사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8월 30일 발표된 PC 디램 고정거래가격은 7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이슈로 인한 국내 업체들의 생산 차질 우려에도 전 분기 대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디램 3사 모두 공급축소 전략이 연 초부터 진행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향후 수요가 개선된다 해도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 또 다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전개된다면 상승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디램 가격의 고점 대비 하락율은 불과 1년 만에 7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2010~12년, 2014~16년의 다운사이클이 대략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렸는데 이를 감안하면 아직 6개월 이상 남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에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두 차례의 다운사이클 당시 가격 하락폭은 각각 70%, 61% 수준이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현재 다운사이클은 이미 다 온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시장조사업체 IHS가 8월 21일 발표한 LCD 패널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TV 패널 가격은 5~9% 하락했다. 한화투자증권은 “BOE, CSOT(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의 압도적인 패널 생산량으로 소형과 대형을 가리지 않고 하락하고 있어 패널 업체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언론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9월부터 8세대 라인 1개의 철거를 시작했고, 이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나면 4분기에는 QD(퀀텀닷) OLED 전환을 위한 장비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한화투자증권

그는 또한 “스마트폰 역시 최악의 수익성을 보였던 2분기보다는 다소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은 판매량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6%의 영업이익률로 큰 실망감을 낳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ODM생산 체제를 도입해야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화웨이도 30%가 넘는 비중을 ODM에 할당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ODM전략 도입으로 원가 절감과 R&D 역량강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국내 부품 업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함께 제기했다.

 

□ LG이노텍

한화투자증권은 선호주로 LG이노텍을 추천했다. 최근 1개월간 IT종목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LG이노텍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실적 악화를 보였다. 이순학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북미 고객향 카메라 확대, 2020년 3D ToF(Time-of-Flight 비행시간차) 카메라를 통한 신규 성장 동력 확보 등으로 인해 카메라 모듈 사업의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기판 소재 사업부의 건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적자가 지속되는 HDI는 구조조정을 통해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전장 부문에서 수익성이 제고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