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투자 시즌이 돌아왔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찬바람 불면 배당주. 이맘때쯤이면 증권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문장이다. 배당주는 배당과 시세차익을 함께 노릴 수 있어 배당이 결정되는 연말 매년 인기를 끄는 종목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금리 인하기에 돌입한 가운데 채권 수익률까지 하락하면서 배당주의 매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배당은 현금이나 주식으로도 할 수 있고,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거나 시세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다. 다만, 보통 국내에서는 액면가 기준 현금배당을 한다. 현금 배당을 하는 경우 기업은 공시를 통해 그해의 주당 배당금을 밝히는데 예를 들어 그해 주당 1000원 배당이 예정된 시가가 10만원인 액면가 5000원 A기업 주식 100주를 가졌다고 가정하면 그 해의 배당금은 주당배당금 1000원에 보유주식 100주를 곱한 10만원이 된다. 

그 해의 배당률은 20%(배당금/액면가*100), 배당수익률은 1%(주당배당금/주가*100)가 된다. 배당 기준일 주가가 10만원이라면 시가배당률(주당배당금/배당기준일 주가*100)은 1%가 되는데 이 시가배당률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진다.

▲ 주요 업종별 배당수익률 추이. 출처=WiseFn,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올해 배당투자 매력도 높인 3개 트렌드, '주가 약세 · 스튜어드십코드 · 저금리' 

올해처럼 증시 약세가 예상되는 경우는 예상 배당수익률은 더 증가한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주당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인 배당수익률이 더 늘기 때문이다. 잘만 고르면 저평가된 주식들의 향후 주가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시세차익도 함께 기대해볼 수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약세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현재로서는 오히려 코스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상승해 2.6%(예상치)를 넘어서는 등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고배당 업종의 경우 배당 수익률이 지난해 보다 올랐다.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인 은행은 지난 해 4.2%에서 올해는 5.0%가 넘는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철강 업종의 경우도 지난 해 2.9%에서 올해 3.7% 수준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기업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배당금은 지난해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주요 장기투자기관과 일부 자산운용사의 사회책임투자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들의 배당성향도 늘고 있는 점도 배당 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의 배당성향은 23.7% 수준으로 배당성향과 배당금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금리 인하 기조가 짙어진 가운데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발표했고, 이달 18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상대적으로 고배당주의 수익성이 돋보이고 있다.

전통 · 위험부담 · 지배구조 변경에 주목

▲출처=Quantiwise, KB증권

매년 인기를 끄는 전통적인 고배당주에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맥쿼리인프라 등이 있다. 주가가 급등하진 않지만 반대로 급락하지도 않으면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이 보장되는 종목이다. 전통적인 고배당주의 경우 배당성향이 높고, 영업이익에 크게 좌지우지 않기 때문에 올해 갑자기 배당 지급이 줄어들거나 끊길 염려도 적다.

한편, 영업이익이 주당배당금(DPS)에 잘 반영되는 종목들이 있다. 이런 종목들은 전통적인 고배당주와 달리 영업이익이 떨어지면 배당수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위험부담이 다소 높다. 그러나 반대로 영업이익이 오르면 배당수익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눈여겨 봐야하는 종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신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Oil, 락앤락, 세아베스틸, GKL, 롯데하이마트, 보험주, 한전KPS, 지역난방공사 등을 해당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외에도 올해 지배구조 변경으로 고배당이 예상되는 주들이 있다. 후계자 경영이 시작되는 LG(구광모), 한진칼(조원태), 효성(조현준) 등이 그렇다. 후계자 경영이 시작된 기업의 경우 상속세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보통 기업 후계자들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서 지분, 계열사 등을 처분하거나 배당수익을 늘리게 된다. 

특히 LG 구광모 회장의 경우 LG 지분만 갖고 있어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기 힘들다. 때문에 배당수익 늘리기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효성의 경우, 전통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이기도 해서 더욱 매력적인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배당주, 종목투자 부담스럽다면 펀드로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꺼리는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도 나와 있다. 배당주 펀드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가 가능해 종목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신영증권이 기준 설정액 100억 원 이상 국내 액티브 배당주 펀드(8월 30일 기준) 중 세제지원 펀드를 제외한 23개 펀드의 포트폴리오와 수익지표 등을 분석한 결과 ‘베어링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 ‘KB액티브배당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 ‘삼성배당주장기증권투자신탁1’ 등은 연초 대비 설정액이 100억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일부는 8월에도 설정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증시가 부진한 와중에도 일부 배당주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 펀드 스타일 및 수익-위험 지표 현황. 출처=Fn-spectrum,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지난 7월 1일 FN가이드가 발표한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 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펀드 중 배당주 펀드 56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2.1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펀드를 통해 배당주에 투자하더라도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포트폴리오를 잘 선택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배당락에 주의할 것

잘만하면 안정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투자지만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우선, 배당수익률을 보고 투자할 때는 분기 배당을 지급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분기별로 이미 배당을 지급한 종목은 연말에 큰 배당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기 배당을 하는 종목에는 코웨이, 포스코, 삼성전자, 한온시스템, 두산, 쌍용양회, 동남합성, 미원상사, 씨엠에스에듀(코스닥) 등이 있다. 

배당락에도 유의해야한다. 배당주의 경우 9월부터 배당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주가가 점차 오르기 시작한다. 배당 직전인 12월 초까지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배당 수익 외에도 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한다. 결산 이후엔 해당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늘면서 주가가 떨어지게 되는데(배당락), 이때 원래 주가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게 되면 배당으로 얻는 수익보다 주가 하락으로 보는 손해가 더 클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