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카드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 예상보다 소폭 감소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카드사들의 실적 선방은 무이자 할부·모집인 수 감축 등 비용절감 전략이 주효했다. 아울러 자동차금융·렌탈 사업 등 신사업으로 인한 수익 다각화 측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반기 늘어난 카드 이용금액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감소해 수수료 인하 여파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하반기에는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가 소급 적용되고, 이에 따른 수수료 차익을 돌려줘야하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인한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등 전업카드사 곳의 순이익(IFRS 기준)은 9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68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올 상반기 대손준비금을 반영한 당기순이익은 7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8101억원 대비 4.9% 감소했다.

▲ 출처=금융감독원

이 같은 카드사들의 실적에 대해 업계는 선방했다는 평이다. 수수료 인하 여파에 카드사들의 올 순이익 규모가 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올 1월말부터 연 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의 경우 카드수수료율이 2.05%에서 1.4%로, 10억~30억원 가맹점은 2.21%에서 1.6%로 인하됐다.

지난 1분기 전업 카드사 7곳의 당기순익 역시 4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감소한 데 불과했다. 당시 업계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된 수수료 악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카드사들의 ‘비용 줄이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카드사들은 카드모집인·영업점포 수를 대폭 줄였다.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모집인 수는 1만1766명으로 지난해 말 2만2872명 대비 4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점포 수는 203개로 전년 말 270개 대비 24.8% 줄었다.

무이자할부 서비스도 축소했다. 올 상반기 할부수수료 수익은 약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1789억원) 증가했다. 이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축소한 데에 기인한 수익 증가로 분석된다. 혜택이 좋은 일명 '알짜 카드'도 잇달아 단종 했다. 올해 단종 된 카드는 70여개를 상회한다.

카드사들은 수익다각화 측면으로 자동차금융 사업에는 적극 나섰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그간 캐피탈사들이 주도해왔으나, 연체율이 낮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올릴 수 있어 카드사들도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지난 1분기 7조40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26% 증가했다.

렌탈 사업도 시작했다. 신한카드·삼성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등은 오픈 마켓 형태의 쇼핑 플랫폼을 구축해 가전 상품 등의 렌탈을 운영 하고 있다.

▲ 출처=금융위원회·여신금융협회

그러나 올 상반기 카드 이용액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떨어져 수수료 인하 여파 영향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05조6000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수수료 여파가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하반기에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이 된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우대 수수료율을 소급적용해야 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 차익(약 714억3000만원)을 환급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마른 수건을 쥐어 짜내듯 비용을 감축해 수익을 방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쓸 수 있는 방안은 다 쓴 상태라 언제까지 이 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수료 인하 여파는 하반기에 더욱 크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