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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의약품의 반란…일본 대신 미국 찍고 수출효자 등극지난해 의약품 수출 5조원 돌파 '역대 최대'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효자 품목으로 의약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산 의약품이 수출효자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매년 수출 규모를 늘리며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들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반도체 산업이 차지할 정도로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편중이 매우 심한 편이다. 수출이 단일 품목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해당 시장 상황에 따라 전체 수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불안정하다. 따라서 의약품처럼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앞세워 수출효자 노린다

전 세계 의약품 산업은 반도체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연평균 6%대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 역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입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액은 2017년 대비 14.8% 증가한 46억7311만달러(약 5조14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64억7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연도별 의약품 수출입 실적. 출처=한국무역통계 진흥원

수출과 수입 모두 크게 늘었지만 의약품 무역수지는 18억2824만달러(약 2조원)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의약품 수출 증가율(18.0%)이 수입 증가율(6.2%)을 크게 앞지르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바이오의약품만 살펴보면 4년 연속 흑자로 바뀐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무역수지 흑자는 3억4567만달러(약 3800억원)다.

생체의약품으로 불리는 바이오의약품은 재조합 DNA 기술을 응용해 제조한 의약품을 일컫는다. 최근 세포배양기술의 발전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합성의약품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4년까지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합성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6760억 달러 규모로 지난 9년간 11.7% 성장하는데 그쳤다. 연구개발비의 효용감소로 점차 성장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내수보다 해외 공략에 집중함에 따라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9% 늘어난 15억5925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의약품 전체 수출액의 33.4%를 차지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중 생산(12.4%)보다 수출(33.4%) 비중이 높아 수출 유망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 미국으로 무게 중심 이동

우리나라 의약품의 주요 수출국에 대한 변화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국산 의약품을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는 미국이다. 전년 대비 30.2% 증가한 5억 달러를 수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으로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을 꼽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의약품 등을 포함하는 유전자재조합 의약품 수출실적은 11억7696만달러로 전년보다 18.7% 증가했다.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의 75.5%를 차지한다.

아울러 최근 연 매출 10억 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강점을 지닌 국내 개발사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의약품 수출 상위 10개국.  출처=한국무역통계 진흥원

반면 줄곧 수출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은 전년 대비 8.1% 하락한 4억6천여 달러를 기록하며 3위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기 전부터 국산 의약품의 일본 수출은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수출 상위 10개국 중 일본(4.4%)은 베트남(5.3%)과 함께 한자리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하면 올해 대(對)일본 의약품 수출 역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교역 감소, 관광 감소 등 일본 수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직 갈길 멀지만 가능성 높아

수출이 늘어난 만큼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도 크게 상승했다. 125개 상장 제약기업 매출액은 약 20조 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이중 매출 5천억원을 돌파한 기업은 12개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일동제약이 처음으로 매출 5천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연구개발(R&D)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체질변화에 나선 것이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해외보다 내수, 신약보다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합성의약품보다 바이오의약품, 내수보다 해외 시장 공략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018년 주요 기술수출 사례. 출처=한양증권 리서치센터

게다가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사례가 늘면서 국산 의약품에 대한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기술 수출 실적은 11건으로 약 5조2642억원에 이른다. 이는 8건인 2017년 1조3955억원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물론 올해 7월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 후보물질 'HM12525A'의 권리가 반환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기술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오히려 기술수출을 통해 획득한 계약금을 신약 연구개발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수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7년 기준으로 0.46%에 불과하다. 매년 수출 규모를 늘리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산 의약품의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정부와 제약사, 병원, 대학 등 관련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19.09.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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