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bhc치킨, BBQ, 교촌치킨 등 국내 주요 치킨업체 3사가 올해 1~6월 기간 동안 각종 호재를 겪으면서도 녹록지 않은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치킨 시장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3사가 상반기 걸어온 발자취와 향후 전망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치킨 전문점’의 올해 1~2분기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는 각각 64.30, 64.05로 집계됐다. 특정 기간의 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해당 업종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떨어지고 제품 원가는 높아지며 종업원 수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인건비가 상승하는 등 각종 악재가 나타났지만 일부 호재가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5월 말 폴란드에서 2019 피파 U-20 월드컵이 개최된 후 한국 국가대표팀이 6월 16일 결승전까지 치르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한국팀이 출전하는 경기가 국내 기준 오후 10시에서 오전 3시 30분 사이 시간대에 진행되면서 야식으로 치킨을 소비하는 고객이 늘었다. 이외 축구 평가전과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꾸준히 열린 점도 치킨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동안 치킨업체 실적이 실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hc는 U-20 월드컵 한일전과 축구 국가대표팀 호주 평가전이 열린 올해 6월 3~9일 일주일 간 치킨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BBQ의 메뉴 주문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신제품 화두는 ‘매운 맛’, ‘사이드 메뉴’

업체들은 ‘스포츠 특수’에 기댈 뿐 아니라 신상품을 적극 개발함으로써 소비자 입맛을 공략했다. 올해 치킨 3사 상품 전략의 화두는 ‘매운 맛’과 ‘사이드 메뉴’로 지목된다.

▲ bhc치킨이 올해 출시한 마라칸치킨. 출처= bhc치킨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 ‘마라’를 활용한 메뉴들이 소비자 호응을 얻으면서 마라를 비롯해 매운 맛을 내는 메뉴가 속속 등장했다. 3사는 마라나 기존 매운 양념맛을 차별화하는 등 전략으로 신메뉴를 개발했다. bhc는 올해 4월 19일 마라를 접목시킨 ‘마라칸치킨’을 출시했다. 마라칸치킨은 상품성을 인정받은 동시에 기존 마라 열풍에 힘입어 출시된 지 한달여만에 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BBQ는 6월 27일 ‘레드 써프라이드’를 내놓았다. 맵고 마늘 향이 나는 핫 바비큐 갈릭 후레이크에 로스팅 어니언(양파) 소스를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비비큐는 달고 짭쪼름한 맛을 구현한 기존 제품 ‘써프라이드 치킨’에 매운 맛을 더해 개발했다.

교촌은 1월 3일 출시한 ‘교촌허니순살’에 레드디핑 소스를 기본 상품으로 묶어 판매했다. 꿀을 기반으로 만든 특제 소스에 버무려진 기존 ‘교촌허니 시리즈’의 순살 메뉴에 국내산 홍고추로 만들어 매운 맛을 살린 레드디핑 소스가 기본 세트로 제공되며 인기를 모았다. 제품 출시 17일 만인 같은 달 20일 교촌허니순살 주문량이 20만건을 돌파했다.

3사는 치킨 외 사이드 메뉴도 활발히 출시했다. 계육 원가가 오르며 치킨 가격대가 고급 메뉴 수준에 달한 상황을 극복하고, 소용량 음식을 선호하며 차별화한 맛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bhc는 소떡 강정치킨을 비롯해 뿌링 파우더를 활용한 사이드메뉴 4종, 야구장 전용 메뉴 8종 등 13종을 출시했다.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가짓수다. bhc에 따르면 이 가운데 소떡 강정치킨과 뿌링 사이드 메뉴 4종이 갓 출시된 2월 사이드 메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350% 늘었다.

▲ 교촌에프앤비가 출시한 닭갈비 볶음밥 2종. 출처= 교촌에프앤비

교촌은 3월 28일 가정간편식(HMR) 상품 ‘닭갈비 볶음밥’ 2종을 출시했다. 티몬 등 온라인거래(이커머스) 업체에 입점시키거나 자체 온라인 플랫폼 ‘교촌 1991’을 통해 판매하며 간편식 시장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공략했다. BBQ는 6월 BBQ 크림 모짜렐라 치즈를 품은 찹쌀 간식 ‘크림치즈볼’을 내놓았다. 앞서 5월에는 부산 어묵업체 ‘고래사어묵’과 협업해 어묵 상품 ‘고래사 황금올리브어묵’을 출시하고 기존 ‘뉴 치킨 강정’을 리뉴얼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bhc 원칙 준수, BBQ 고객 접점 강화, 교촌 온라인 채널 주력

3사는 치킨 시장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유사하면서도 각각 차별성을 갖춘 전략들을 선보이며 사업을 전개해왔다.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융합하는 등 방식으로 혁신적인 이미지를 꾸준히 추진한 점이 3사 전략의 공통점으로 지목된다. 가맹점주와 상생을 도모하는데도 다함께 주력했다.

bhc는 4월 새 가맹점 협의회와 상생 협약을 맺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BBQ는 5월 신규 가맹점에 초기 투자금 일부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상조회를 발족해 운영하기도 했다. 교촌도 3월 가맹점주 자녀에 장학금을 수여하고 4월에는 배달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인천경찰서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략 주안점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bhc는 원칙을 준수하는데 주력했다. 1월 품질관리 담당부서 QCS의 구성원 수를 늘려 가맹점 관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점포 수익 증대를 도모해오고 있다. 본부와 가맹점이 소통하는 온라인 게시판을 운영해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적극 공유해왔다.

BBQ는 올해 상반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마케팅 활동을 이어왔다.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각인시키려는 취지다. 올해 2월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의 제작을 지원하거나 공공기관이 주최한 ‘2019 코리아 먹켓 페스타’에 참가해 신제품을 적극 홍보했다.

교촌은 4월 인근 매장을 검색하고 주문도 할 수 있는 앱 ‘교촌 1991’을 치킨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배달 앱이 득세하는 상황에서도 멤버십 혜택과 주문 편의 등 서비스 품질을 앞세우며 앱 출시 78일 만에 누적 이용금액 50억원을 돌파하는 등 기록을 세웠다.

치킨 3사 향후 전략 “트렌드·상생·혁신에 주력” 입 모아

3사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시장 입지를 강화해나가기 위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원적 노력을 경주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3사 향후 전략의 공통점은 트렌드를 사업에 적극 반영하고 가맹점과의 상생에 주력하며 혁신을 지속한다는 점이다. 출시를 앞둔 신제품에 대한 소개나 마케팅 전략 등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bhc는 1년에 신메뉴를 2개 이상 출시하기로 점주들과 약속한 사항을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본사는 최근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맛과 재미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적극 투자하고 홍보·마케팅 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가맹점이 본사 매뉴얼에 입각해 점포를 운영해 영업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힘을 모을 방침이다.

bhc 관계자는 “bhc는 기존에 해왔던대로 준법경영, 투명경영, 원칙경영을 이어나가고 가맹점과 소통하여 함께 상생할 계획”이라며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얻기 위해 본사와 가맹점이 각자 위치에서 꾸준히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9월 1일 치킨대학에서 열린 창사 24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출처= 제너시스BBQ

BBQ는 25년째 이어오고 있는 업력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혁신하는 기업을 지향한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앞서 올해 9월 1일 창사 24주년 기념식을 열고 임직원과 가맹점 관계자들에게 브랜드 발전을 위한 기업문화 혁신, 트렌드 대응력 강화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BBQ 관계자는 “BBQ는 1인가구 증가, 배달앱 생활화, 외식메뉴 다양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고객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신메뉴 연구도 이어가 메가히트 상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교촌은 이번 하반기 브랜딩 전략으로 교촌 1991 활성화를 통한 충성고객 관리, 친환경 브랜딩 전략 지속, Z세대 온라인 소통 강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친환경 전략의 경우 올해 5월 간단한 미션을 수행한 고객에게 폐신문지로 제작된 종이 연필을 증정하는 등 환경을 개선하는 캠페인을 이어가는데 더욱 힘 실을 계획이다.

교촌 관계자는 “자체 주문 앱을 활성화하고 멤버십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관리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친환경 브랜딩 전략을 이어가고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킨 3사가 상반기 이어온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이를 지속 가능한 동시에 꾸준히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업계 분석이 나온다. 고객 니즈, 서비스 양상 등 각종 측면에서 복잡 다변화하고 있는 국내 치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확장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관측이다.

차성수 을지대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는 “1인가구 및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외식 소비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하는 업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외식 사업자들이 갖춰야할 부분”이라며 “세 치킨 업체가 그간 구축해온 자본력을 바탕으로 메뉴를 재편하는 등 변화를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