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국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있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IFA 2019를 통해 세계 최초 5G칩을 공개하는 한편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며 힘있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면에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유탄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지난 6일 세계 최초 5G 원칩인 기린999을 공개했다. 리처드 위 CEO는 "5G 기린990은 세계 최초의 5G 통합칩이며, 5G 상용화 첫 해부터 사용자가 보다 앞선 5G 연결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5G SoC를 표방하는 기린 990은 최첨단 7나노 EUV 제조 공정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물론 모바일 AP 시장의 최강자 퀄컴도 아직 8나노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단숨에 7나노, 그것도 TSMC와 협력해 EUV 공정으로 양산한다.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웨이

그러나 이면을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CPU에 영국 암의 A76이 사용된다는 말이 10일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80이 최신 버전인 코덱스A77을 사용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약점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며 미국은 화웨이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영국의 암이 화웨이와 거래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운영체제도 마찬가지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화웨이가 내년 3월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을 탑재한 P40을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훙멍 카드를 빼든 이유도 역시 미국의 제재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정상적으로 탑재할 수 없기에 훙멍이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훙멍 카드가 일정정도 작동할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없는 화웨이 스마트폰은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바다 운영체제를 운영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위 CEO는 최근 "자체 운영체제가 있지만 안드로이드 사용을 원한다"면서 "훙멍 사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