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J대한통운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업계에서의 입지, 업황의 확장 등 여러 호재가 있음에도 유독 주가에는 잘 반영되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 CJ의 물류 계열사 CJ대한통운이 대표적인 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물동량 부진에도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718억원을 기록하며 업황과 관계없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8월 한 달 CJ대한통운의 주가는 호실적으로 인한 탄력을 받지 못했고 13만원대에 계속 정체돼있다.     

물류업계 치열한 경쟁

CJ대한통운의 택배운임은 지난 3월부터 4~5%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택배업계는 과도한 외형경쟁이 아닌 택배 운임 가격 정상화의 흐름으로 갈피를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2분기 국내 택배 물량 증가율이 5%로 둔화되면서 롯데와 쿠팡이 주도하는 물류의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롯데의 상반기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6% 늘어난 것과 반대로 CJ대한통운은 가격 인상 이후 택배 서비스 수요자(화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분기 CJ대한통운의 택배부문은 반 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경쟁업체인 롯데와 한진에게 야금야금 점유율도 빼앗기고 있어 운임 인상의 수익 효과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 2분기 호실적에도 주가 상승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 증권

아울러 현재 물류업계의 쟁점은 각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에 따른 물류 수요의 증가 그리고 그에 따른 서비스 다변화 움직임은 순수 물류업체들에게 여러모로 도전이 되고 있다. 업계 2,3위에 머무르던 롯데는 그간 둘로 나뉘어 있던 물류사업부문을 하나로 통합시킴으로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입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물류 스타트업 업체들이 특정 배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물류업계의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다. 물론, 이는 CJ대한통운에게 있어 심각한 위기 요인은 아니지만, 점점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추세가 드러남에 따라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반전의 추석 

다만, 연내 최고의 택배 성수기인 추석을 기점으로 CJ대한통운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관점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명절의 택배 물량은 그야말로 ‘쏟아져 나온다’ 관건은 이 쏟아지는 택배 수요를 온전하게 감당할 수 있는 물류운용 가능 역량(Capacity)그리고 쏟아지는 물량에도 변하지 않는 택배 서비스의 품질이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국내의 몇 안 되는 업체가 바로 CJ대한통운이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는 9월 대한통운의 택배 물량 증가율은 다시 10%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통운의 풀필먼트(Fulfillment·상품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배송 이전 단계에서 재고 관리부터 대신해 주는 서비스) 경쟁력이 부각되는 온라인 쇼핑 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그간 부진했던 주가의 반등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투자계의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CJ대한통운 택배운임 단가의 상승은 최저임금 인상 등 늘어난 비용부담을 전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서비스 체질개선은 아직까지는 다소 더딘 상황”이라면서 “정시배송률 향상 혹은 신선배송 강화 등 서비스 차별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은 물량 이탈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유통업계의 변화를 고려하면 장기 관점에서 CJ대한통운은 기대가 되는 부분이 많음을 시사했다. 최 연구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계 간 경쟁에서 판매자들과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CJ대한통운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풀필먼트 서비스 제공자”라면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문을 연 메가허브터미널 2~4층에 약 3만평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해 놓고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풀필먼트 서비스 협력 파트너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의 3분기 이후 실적과 이를 반영한 주가의 추이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정은 연구원은 “국내 계약물류 운임 인상과 해외사업의 수익성 제고 노력이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악재는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CJ대한통운에 대한 우려와 하반기 주가조정은 과도한 면이 있으며 앞으로 벌어질 긍정적인 상황은 추후 CJ대한통운의 추가추이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CJ대한통운에 대한 의견으로 투자의견 ‘매수(유지)’ 그리고 목표주가 20만원(9월 9일 기준 13만5500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