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연초 반등이 예상되었던 중동 프로젝트 발주는 현재 전년 대비 동기 실적에도 못 미치며 2014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가 평균 70달러선에서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가 활발했던 지난해와 달리, 2019년 유가가 평균 50달러 중반에 머물면서 관련 투자가 위축되었다.

▲ 출처=신영증권

신영증권은 9일 “전체 발주 규모는 위축되었으나 에너지 분야, 특히 가스 생산과 다운스트림(가공·정제·유통) 발주 부문에서의 큰 변화가 포착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2015년부터 위축돼온 가스 프로젝트는 꾸준히 증가하는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에 따라 2019년 현재 약 64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되었다.

아랍석유투자회사(APICORP: Arab Petroleum Investments Corporatio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동·북아프리카(Middle East&North Africa, MENA)지역에 총 약 190조원에 달하는 가스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파악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중동 지역에서 가스 업스트림(가스 생산부문) 발주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가스 공종에 강점을 가진 현대건설의 긍정적인 수주 소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올 하반기 혹은 내년까지 총 11개의 해외 수주를 진행 중에 있다.

▲ 출처=신영증권

박 애널리스트는 또한 FEED+EPC 연계 수주를 강화해가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다운스트림 발주는 역외 투자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에서의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된다”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하반기 신흥국 위주의 수주 소식 역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FEED+EPC는 플랜트 건설의 프로세스가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진행)기반으로 기본설계(FEED)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미드 프로젝트(MEED projects)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석유·석유화학 프로젝트 규모는 38조원 규모로 연초 11조원이었던 수치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규모 있는 프로젝트와 발주 등이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연이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속도는 더디지만 사업다각화 측면에서의 해외 플랜트 발주는 확대 사이클에 들어섰다”면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