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미중무역협상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며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미 증시 주도주의 변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대비 반도체 주가 반등. 출처=Thomson Reuters, 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9일 “미중무역협상의 분위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조업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주가 그간 강했던 소프트웨어 업체들보다 강해지기 시작해 반도체 관련주들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 ISM 제조업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2018년 초 이후 하락추세였던 IT소프트웨어 대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상대강도가 지난 6월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허 애널리스트는 "그간 '소프트웨어'같은 경기와 상관없는 주들이 인기 있었으나, 이르지만 시장 내부적인 변화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반도체 주와 같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섹터들의 주가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지만 반도체 이후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했던 소프트웨어주보다 반도체주가가 더 개선되면 주도주 변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앞으로는 반도체 등 기타 경기민감 섹터들이 좋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 추세 주춤한 FAANG. 출처=Bloomberg, 유진투자증권

미 증시를 이끄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혔던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은 독점 규제와 경쟁 과열로 이전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올해 9% 상승했다. 애플의 경우 연초 이후 35%, Facebook은 45% 상승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22.5%, 16% 올랐다. 그러나 올해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점을 높여온 점을 감안하면 FAANG 기업들 주가는 전부 지난해 고점을 하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FAANG의 뒤를 이은 대표적인 성장주는 ‘소프트웨어’다.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등 대표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업체가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올해 37%, 어도비는 27% 상승했다. 전자결제 업체들도 상승세다. 대표적인 전자결제업체 마스터카드의 주가는 올해 54%, 비자는 40%, 페이팔(Paypal)은 32.5% 올랐다.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의 매출 증가율은 연간 20%대다. 클라우드 기반 IT 소프트웨어 업체인 서비스 나우(Service Now)의 주가는 올해 50% 상승했다. 다만 연초 급등한 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초 급등 이후 주춤한 기업 소프트웨어 업체. 출처=Thomson Reuters, 유진투자증권

올해 상장한 승차 공유 업체 우버(Uber), 리프트(Lift)의 매출 증가율이 하강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워크(WeWork)의 IPO 규모 축소 소식도 시장 내부 변화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허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회담 결과나 글로벌 경기를 낙관하기는 어렵고, 경기반등(Cyclical)·반도체 주가로의 주도주 변화를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허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체 주가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미중 무역회담의 승패, 글로벌 경기의 방향은 반도체와 FAANG의 후예들 주가를 통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